동대문 '터줏대감' 두산, 상권 부흥 이끈다 [시내면세점 대전]소비재 뿌리 '100년 역사' 호흡, 지역상인 기반 '경험 열세' 극복
장지현 기자공개 2015-10-29 08:28:22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8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4대문 안 동쪽 끝에 위치한 동대문은 홍대, 이태원, 북촌 등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풍부한 관광자원과 상업시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보배는 이미 준비 돼있고 실과 바늘만 있으면 됩니다. 두산이 실과 바늘이 되려고 합니다"지난 26일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줄곧 '동대문'과 '두산'의 오랜 인연을 강조했다.
1896년, 지금의 종로4가 거리에 문을 연 '박승직상점'에 뿌리를 둔 두산그룹은 100년 뒤인 1999년 동대문에 두산타워(이하 두타)를 준공했다. 면세점 후보지 두타가 위치한 동대문은 두산그룹의 110년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두산이 면세점 유치를 통해 쇠락하고 있는 동대문 상권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동대문' 최고 입지, 관광객 지갑 연다
동대문은 다수의 면세점 후보자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동대문은 앞서 7월에 진행된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때도 가장 인기 있는 후보지였다. 신청서를 낸 21곳의 기업 가운데 8곳이 동대문 지역을 후보지로 택했다. 대기업 중에서는 롯데면세점(피트인)과 SK네트웍스(케레스타)가 동대문을 후보지로 제안했다. 현대백화점도 막판까지 삼성동 현대백화점과 동대문을 두고 저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동대문을 후보지로 택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관광객 수와 주변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동대문은 면세점 입지로 상당히 매력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동대문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 다음으로 선호하는 지역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1~9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90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시내 주요 지역 가운데 동대문시장 방문율은 50%로 명동(63.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동대문 두타 반경 1.5km 이내에 흥인지문, 한양도성 성곽길, 낙산공원, 동묘, 신설동 풍물시장, 대학로 등 관광·문화자원이 몰려 있다.
관광객 방문율이 높고 인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나 동대문 상권 매출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대문 상권의 연간 매출액은 12조 4000억 원으로 2002년에 비해 32% 감소했다. 두산은 동대문 일대 면세점 유치를 해결 방안으로 꼽았다.
㈜두산 관계자는 "동대문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710만 명으로 명동대비 80% 수준이지만 지출 규모는 약 30%에 불과하다"면서 "면세점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 낙수효과로 2020년께 관광객 씀씀이가 현재의 2배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경험부족 약점, 주변 상인 도움 해결
동대문 두타가 후보지로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두산이 면세사업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 의문도 적지 않다. 면세사업은 직매입 유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물류와 재고 관리, 브랜드 유치 등 일반 백화점 사업에 비해 직접 챙겨야 할 게 많다. 특히 두산그룹의 경우 면세사업 경험이 전무하다.
경쟁사인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는 각각 1980년, 1992년부터 면세사업을 해왔다. 신세계 역시 2012년 부산지역 최대 면세점인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했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지난해 김해공항면세점, 올 2월에는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운영권을 따내는 등 면세사업을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물론 1995년 이전까지는 두산그룹은 OB맥주, 종가집김치, 두산주류, 버거킹, KFC, 두산동아 등 소비재 산업에 치우쳤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해 창립 100주년을 전후로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했고, 소비재 산업과 거리가 멀어졌다. 두타를 통해 유통사업의 명맥을 유지해왔지만 이는 임대사업에 가깝다는 평가다.
두산그룹 측은 보세화물(면세품) 관리 시스템을 당장 구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또 오랫동안 패션잡지를 발행하면서 국내외 패션업체와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아왔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두산은 동대문 상인들로부터 부족한 사업 노하우에 대해 역으로 도움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동대문은 상공업의 역사가 100년 이상 이어진 곳"이라며 "상품의 유통, 판매, 배송 노하우와 철학이 다른 어떤 곳보다 깊게 베어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두타는 명품 일변도의 면세 상품 구색에서 탈피해 2020년까지 매장면적의 50%를 국산품으로 구성하고, 연간 30개 이상의 신규 브랜드를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비상경영체 돌입' SKT, 유심 사태 수습 '총력전'
- 위메이드 "위믹스 해킹 늑장공시 아니야…DAXA 기준 불분명"
- [Market Watch]DN솔루션즈 이어 롯데글로벌까지, 대형 IPO '휘청'
- [롯데글로벌로지스 IPO]흥행 실패 우려, 결국 상장 철회로 귀결
- [AACR 2025]제이인츠 'JIN-001', 독성 최소화한 '저농도' 효능 입증
- [Financial Index/SK그룹]주가상승률 50% 상회, SK스퀘어 'TSR' 그룹내 최고
- 금호타이어,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은 '주춤'
- 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 [i-point]신테카바이오, 'K-BioX 글로벌 SUMMIT 6' 참여
- 간추려진 대명소노그룹 선택지, '티웨이'에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