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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투사·신기사 투자영역 중첩...합병설 '솔솔' [현대기업금융 신기술금융사 전환③] 범 현대家 지분·창투조합 청산 문제 주목해야

김나영 기자공개 2015-11-27 08:51:42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0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업금융이 신기술금융사로 전환하면서 같은 계열사인 현대기술투자와 투자영역이 중첩되고 있다. 대기업에서 벤처캐피탈 두 곳을 동시에 보유한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양사의 합병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범 현대가 지분 정리와 기존 창업투자 조합 청산이라는 문제도 함께 얽혀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현대기업금융의 대부업 면허를 반납하고 신기술금융사업으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2개의 벤처캐피탈을 갖게 됐다. 기존 벤처캐피탈인 현대기술투자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추가적으로 벤처캐피탈을 하나 더 만든 셈이다.

창업투자사와 신기술금융사는 같은 벤처캐피탈의 영역에서 벤처투자와 사모투자(PE)를 병행한다. 세부적으로는 자본금 요건이나 투자부문에서의 규제 등 차이가 존재하지만 사실상 규모나 범위를 제외하면 비슷하다는 평가다.

현대기업금융은 대기업집단의 사모투자펀드(PEF) 규제 대상에 속해 당분간 벤처투자(VC)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업금융이 벤처투자부문을 눈에 띄게 늘리는 상황도 아니기에 벤처캐피탈업계의 계산은 복잡해지고 있다.

현대기업금융에 정통한 관계자에 의하면 현대기업금융은 신기술금융사 전환 후 조직을 투자본부와 관리본부로 나눠 정비하고 있다. 투자본부의 경우 따로 팀을 신설하거나 인력을 확충하지 않고 기존 대부업을 영위할 때 있던 소규모의 투자팀을 그대로 가져왔다.

신기술금융사업의 경우 기업대부와 달리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을 운영하는 투자본부가 중심축이 된다. 하지만 현대기업금융이 915억 원이라는 대규모의 자본금을 가지고도 적은 인력으로 투자본부를 꾸려놓은 것은 다소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 대내외에서는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의 합병설이 언급되고 있다. 현대기업금융이 신기술금융사로 전환하기 전인 올해 중순에는 이들 금융계열사의 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 겸 현대기술투자 대표의 퇴진과 함께 금융계열사들의 사업재편을 발표한 바 있다.

만약 양사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는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범 현대가 전체의 의중을 살펴야만 한다. 현대기업금융의 주주는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 현대캐피탈, 현대산업개발이며, 현대기술투자의 주주는 현대기업금융과 현대자동차, 현대해상화재보험 등이다.

현대기술투자가 현대기업금융에 합병될 경우 이미 결성된 창업투자조합을 모두 청산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양사가 합쳐지면 사업방향은 창업투자사보다는 조금 더 영역이 넓은 신기술금융사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현대기술투자가 창업투자사 면허를 반납하게 되면 창투조합을 운영할 자격이 없어진다.

이로 인해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의 합병은 다소 시일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는 그림이 나온다. 현대기술투자가 오랜 기간 벤처투자에 주력해왔고 현재 보유한 투자조합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 정해진 기간보다 빠른 투자와 회수가 이뤄진다면 시간은 예상보다 단축될 여지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가진 금융계열사 사업재편 시나리오 중 하나는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의 합병이 맞다"며 "다만 양사 합병 시 범 현대가의 지분 정리나 기존 현대기술투자가 가진 창업투자조합 청산 등 민감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도 "대기업집단에서 창업투자사와 신기술금융사를 모두 보유한 사례는 드물었기 때문에 이들의 합병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상 창투사는 중기청에서, 신기사는 금융위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실제 업무는 같은 벤처캐피탈로 별 차이가 없다"며 "현대기업금융은 PEF를 만드는 데 제약까지 있어 양사간 시너지를 찾기위해서는 합병이 여러 대안중 하나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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