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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상권 1층은 모두 적자 [강남상권의 위력, 위기의 동네상권]⑥안테나숍 성격…매매가 북쪽>남쪽 서쪽>동쪽

이상균 기자/ 이충희 기자공개 2015-12-14 10:15:55

[편집자주]

경제력 집중 현상은 비단 기업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상권도 마찬가지다. 지하철과 광역버스, KTX 등 교통 인프라 구축은 대형 상권을 더욱 살찌우고 경쟁관계 혹은 보완관계였던 동네상권을 흡수하거나 없애 버린다. 강남 상권은 지하철역 2호선과 광역버스 덕분에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첫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상권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1년 10월 개통한 신분당선은 화룡점정이 됐다. 이제 강남상권은 경기도 남부의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 과거 영화를 누리다가 강남상권의 확대로 이제는 쇠락해버린 정자상권, 변화의 기로에 선 이수상권, 강남상권의 영향을 간신히 피한 서현과 야탑상권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4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남역은 너비 50m, 왕복 10차선의 강남대로와 테헤란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있다. 한남대교를 통해 강북, 강남 및 성남시와 이어져 서울의 남부 관문 역할을 한다. 이들 도로를 통해 60여개 노선의 광역버스는 쉴 새 없이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경기도 분당, 수원, 안양, 안산, 광주, 파주, 인천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망라한다.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도 강남역에 하루 유동인구 30만 명 이상을 쏟아낸다. 교통의 중심지라는 지역적 특성은 강남역을 서울 최대 상권 중 하나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반면 강남역과 연결되는 지역은 상권이 일부 흡수되는 역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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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한 곳에 성형외과 8개 입주

지난달 27일 오전 9시 30분.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교보강남타워까지 600m 구간에는 이른 아침에도 바쁘게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옷차림으로 봐서는 강남역에 위치한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로 추정됐다. 10번 출구 앞에 위치한 옛 뉴욕제과 건물에는 이제 제일모직의 SPA 브랜드인 8seconds가 자리 잡고 있다.

대로변에는 화장품 가게와 SPA 등 의류가게가 각각 10곳이 넘었다. 더페이스샵, 지오다노,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네이처리퍼블릭, 뉴발란스, 자라, FOLDER 등. 하나의 브랜드가 여러 곳에 지점을 낼 경우도 있었다. 강남상권에 아리따움은 5개, 바디샵과 유니클로, 더페이스샵도 각각 2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맞은편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신논현역 5번 출구 방면에는 흔치 않은 광경이 목격됐다. 나이키 매장 앞에 줄잡아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이날 출시되는 신제품을 사기 위해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나이키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나이키 매장 앞에 30여명의 사람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대로변 1층에는 화장품과 의류매장, 영어학원이 많고 간간히 이동통신사 매장이 눈에 띄었다. 음식점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건물 2층은 커피숍 매장의 차지였다.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1층에서 2층으로 이동한 것이다.

성형외과가 즐비한 것도 강남상권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유화빌딩의 경우 5, 7, 8, 10, 11, 12, 13층에 8개의 성형외과가 있다. 피부과와 에스테틱, 비만클리닉, 치과, 한의원 등도 위치해있다.

◇북쪽은 20~30대, 남쪽은 직장인

빛과 그늘이 공존하는 것처럼 화려해 보이는 강남역 상권에도 어둠이 존재한다. 강남역 상권의 범위는 우성아파트 사거리~강남역~신논현역으로 본다. 이곳의 대로변 건물 1층을 기준으로 수익을 내는 가게는 단 한곳도 없다. 강남의 부동산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역 상권의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가게는 전부 안테나숍"이라며 "임대료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1층 뿐만 아니라 2층도 수익이 안 나는 곳이 많다"라고 말했다.

일례로 강남역 5번 출구 앞 아리따움 강남대로직영점은 전용 면적이 40평이 채 안되지만 보증금 20억 원에 월 임대료는 4000만 원에 달한다. 교보강남타워 옆 리젠성형외과는 1층 면적이 100평으로 보증금 30억 원에 월 임대료는 8000만원이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보통 강남역 상권의 1층에 12평 규모라면 보증금 1억~2억 원에 월세는 1000만~1500만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강남상권
강남역 상권 전경.

강남역 상권도 구간별로 미세한 차이가 있다. 우성아파트 사거리~강남역까지 남쪽 지역은 직장인, 강남역~신논현역의 북쪽 지역은 20~30대를 겨냥한다. 주로 영어 토익공부를 하는 대학생들은 북쪽 지역에 몰렸다. 영단기와 파고다어학원, YBM, 해커스어학원 등이 모두 이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단기는 무려 5개 지점이 강남역~신논현역 구간에 몰려있다. 다만 최근 남쪽지역에 강남대성학원이 생기면서 이곳에도 학생 유동인구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매매가 기준으로는 북쪽이 더 비싸다.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자리 잡은 옛 뉴욕제과 건물은 지난해 5월 역대 최고가인 평당 5억 1700만원에 팔렸다. 반면 강남역 7번 출구 앞 건물은 평당 4억 2000만원에 나왔지만 아직도 매매가 안 되고 있다. 강남역 1번 출구 앞 NH농협은행 강남역금융센터가 위치한 테헤란빌딩은 매매가가 평당 2억 5000만원까지 떨어진다.

강남대로를 기점으로 동쪽과 서쪽도 가격 차이가 난다. 서초구가 위치한 서쪽이 강남구의 동쪽보다 더 비싸다. 다만 과거에 비하면 가격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고 한다. 강남의 부동산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5~6년 전부터 CGV 영화관 뒤편에 카페와 술집 등이 활성화되면서 젊은 층 유동인구가 늘었다"며 "지금은 동쪽과 서쪽 상권의 엇비슷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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