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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선구안' SL인베, 뚝심 투자 각광 투자·회수 집중···"VC 임무 충실하겠다"

신수아 기자공개 2016-03-09 08:40:24

[편집자주]

경제 키워드 중에 하나는 창업투자와 벤처기업 육성이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제2 벤처붐을 예감하고 있다. 더벨은 벤처캐피탈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그들이 느끼는 국내 벤처캐피탈의 주요 이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코너 'VC톡톡'을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7일 10: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뚝심있는 전략으로 내실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쌓아 온 SL인베스트먼트. 벤처기업 지원과 육성이라는 벤처캐피탈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며 전문성을 키워간다는 SL인베스트먼트의 초심은 포트폴리오 곳곳에 묻어난다.

운용 규모를 늘리기보다 책임 투자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쌓는 게 목표라는 SL인베스트먼트의 김종욱 대표와 이승헌 전무, 그리고 이상직 이사를 더벨이 만났다.

소위 '지원하기만 하면 받는다'고 할 정도로 유한책임출자자(LP)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벤처캐피탈이지만 지난해는 그 어떤 콘테스트에서도 SL인베스트먼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종욱 대표는 "지난 2013년·2014년 두 해 동안 약 850억 원 규모의 펀딩에 성공했다"며 "지난해 캐피탈콜(capital call)까지 감안하면 약 1150억 원의 투자재원이 남아있던 상황이라 펀딩에 나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정 수준의 투자가 집행된 후 다시 펀딩에 나서는 게 맞는 수순이라고 생각했다"며 "투자 속도를 봐서 올해는 다시 펀딩에 나설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머니투데이 더벨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외형성장보다는 적정 규모의 벤처 펀드를 집중 운용하며 성과를 극대화해 이를 투자기업과 출자자, 운용인력들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는 발언과 같은 매락이다. 펀드 관리보수로 회사의 일반관리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다짐인 것. SL인베스트먼트는 2014년 말 이미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SL인베스트먼트는 총 7개 펀드를 통해 1675억 원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중견 벤처캐피탈이다. 초기기업의 육성과 성장단계에 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 투트랙(Two-Track) 펀드 운용전략으로, 현재 3개의 초기기업 펀드(결성액 375억 원)와 4개의 그로쓰(Growth) 펀드(결성액 1300억 원)를 운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전자공시에 따르면 SL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8개 기업에 약 1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2014년 12개의 기업에 170억 원을 투자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보수적으로 투자를 검토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특별히 보수적으로 검토한 것은 아니다"며 선을 긋고 "몇 차례의 대규모 투자가 검토 과정에서 취소돼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투자실적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올해는 꾸준히 기업을 검토해 가능한 많이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떤 업체들이 최근 SL인베스트먼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을까.

자리에 함께한 이승헌 전무는 "지난해부터 게임이나 O2O 업체들을 두루 검토해오고 있다"며 "올 해 역시 '바이오'와 'O2O'가 여전히 화두인 만큼 유심히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모바일 게임 업체들을 두루 검토했지만 '딱' 하고 손이 가는 업체가 많지 않았다. 넷마블게임즈 등 대형사들이 워낙 선전하다보니 중소형 모바일 게임사들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탓도 있다. 자연히 O2O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왜 하필 O2O일까. 이 전무는 "지금으로 부터 약 5년 전인 2011년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배달의 민족·직방은 굵직한 업체들이 등장했다"며 "5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이들 업체들이 이제 성공의 모델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O2O 사업은 시장의 한정된 파이를 누가 효율적으로 선점하고 리딩하느냐의 싸움"이라며 "현재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O2O 업체들의 경쟁력은 1-2년 내에 답이 보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도 뜻을 보탰다. 그는 "앞서 굵직한 모바일 게임사가 시장에 안착했듯 이젠 O2O 기업들의 성공적인 IPO 스토리가 나와야 할 때가 됐다"며 "업계의 반향을 일으키는 리딩 컴퍼니의 등장이 창업에 뛰어든 젊은 창업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O2O 업체들이 국내외 벤처캐피탈을 비롯해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로 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 업체들에 피인수되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상황이다. 즉 이젠 이를 넘어서는 O2O 기업의 시장 진입 사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SL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시장에서 최고로 '핫(hot)'했던 옐로모바일 투자 지분을 이미 70% 이상 회수했다. 초기 단계에 투자했던 터리 이미 원금 8배 이상의 이익을 거뒀다.

올해도 투자 기업의 회수 시점을 긴밀하게 고민중이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케어젠·제너셈·에스엔텍·큐리언트 등 7개의 알짜 기업이 상장됐다. 올해 성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차근차근 회수에 나설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이나 기업들의 향후 성장세를 좀 더 지켜보며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최근 바이오 기업의 상장이 많아지면서 벤처캐피탈의 회수에 새로운 트렌드가 목격된다고 한다.

이 전무는 "바이오 업체의 대거 등장으로 벤처캐피탈의 회수전략이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며 "앞서 벤처캐피탈은 상장 이후 시일내에 회수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이 해당 기업에 후속 투자하는 것이 보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바이오 기업의 향후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워지며서 기대심리 때문에 상장 이후 쉽게 회수시점을 유예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기업은 대부분 임상 단계에서 상장한다. 실적의 파고가 없다 보니 특별히 주가가 상승할 요인도 없다. 실적에 대해 소위 '업사이드 포텐셜(상승잠재력, upside potential)'만 남아있다 보니 매도 시점이 지연된다는 의미다.

편안한 자리에서 마주한 세 베테랑 심사역은 누구보다 벤처 투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뚝심있는 투자 전략은 탁월한 선구안이 있어야 가능하다. SL인베스트먼트의 선구안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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