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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우 잃은' 삼성SDI, '적자 탈출' 시기는? [Company Watch]1Q 영업손실 7037억 '어닝쇼크'… 연말까지 적자기조 지속 전망

정호창 기자공개 2016-05-16 08:50: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3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만성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력인 전지사업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던 케미칼사업부를 잃게 돼 당분간 적자 늪 탈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선 최소한 올 연말까진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 1분기 1조 290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2.6%,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7.6%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7037억 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당초 증권업계 등에서 손실 규모를 5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해 왔던 점에 비춰보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이처럼 저조한 실적은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1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경영효율화를 위해 조직개편 등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 및 통상임금과 관련된 65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이 반영돼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또 과거 자동차용 전지사업 초기 저가수주 등과 관련된 4500억 원 규모의 자산손상 금액을 영업외비용에 반영하는 등 총 1조 1000억 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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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충당금을 제외하면 1분기에 시장 전망치와 유사한 500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예상치 못한 일회성 비용 발생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에도 소형전지 사업 관련 1500억 원의 자산 감액을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해 시장 전망을 밑도는 경영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한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비용 발생이 거듭되면서 향후 관련 비용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일회성 비용 발생보다 더 우려되는 문제는 주력인 전지사업의 수익성이다. 매 분기 대규모 손실을 쌓고 있는 중대형 전지사업은 물론이고 소형전지 사업도 제대로 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글로벌 전지시장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상태라 머잖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지시장의 성장성은 인정하지만 중국 업체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육성과 보호 정책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전지업체들의 성장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보유한 전기버스용 삼원계 전지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등을 통해 해외기업의 시장 공략을 견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삼성SDI 전지사업의 수익성 회복 속도가 더욱 늦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지사업 부진을 상쇄해 줄 캐시카우가 사라진 점 역시 실적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2분기와 4분기엔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1분기와 3분기에는 영업이익을 거뒀었다. 당시에도 전지사업부 실적은 적자를 피하지 못했으나, 케미칼과 전자재료사업부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준 덕분에 전체 실적은 소폭이나마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양대 캐시카우 중 하나였던 케미칼사업부를 롯데그룹에 매각하면서 당분간 적자 기조를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남아있는 전자재료사업부가 OLED 소재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전지사업부 적자를 메우긴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선 삼성SDI의 적자 기조가 올해 말까지 이어진 뒤 내년 이후에나 소규모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대형 전지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그와 함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주요 원재료인 리튬 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요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지사업부의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적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자재료사업부가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으나, 회사 전체적으로는 올해 말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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