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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맥도날드 인수전 완주할까 '오너공백' 의사결정 한계 지적, 계열사 독립성 인정 시각도

한형주 기자공개 2016-08-11 08:54:59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5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은 과연 한국맥도날드 인수합병(M&A) 거래를 완주할 수 있을까.

비관론자들은 최근 들어 CJ가 M&A에 실패할 때마다 거론되는 '오너 부재에 따른 의사 결정력의 한계'를 지적한다. 반대로 현재까지 해외 동종업체 인수를 큰 탈 없이 추진 중인 CJ대한통운 등의 사례를 들어 "계열사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보장해주는 체제로 변모해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공존한다.

M&A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달부터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앞서 기업 내용 및 적정 밸류를 파악해 보기 위한 데이터룸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입찰 시점은 내달 중순경으로 관측된다. CJ의 입찰 참여가 현실화 된다면 인수 주체는 CJ푸드빌이 될 공산이 높다.

앞서 매각 주관사인 모간스탠리는 지난 6월 말 CJ와 KG(NHN엔터테인먼트와 컨소시엄),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포함한 복수 후보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비더들에게 '넌바인딩 오퍼(구속력 없는)' 형태로 각자 희망하는 가격을 적어 내도록 했다. CJ는 응찰가로 3000억 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셀러인 미국맥도날드 본사는 적어도 5000억 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가격차가 커 CJ가 끝까지 인수 후보군에 속해 있을지 장담 못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CJ그룹이 M&A에 적극성을 띠기 힘든 이유로 가장 자주 나오는 이야기는 컨트롤타워인 이재현 회장의 경영 공백이다. 실제 이것이 원인이 돼 거래가 불발된 대표적인 예가 코웨이 매각이다. CJ는 지난해 하반기 코웨이가 매물로 나왔을 때 홀로 막판까지 원매자로 남아 인수 의지를 불태웠다. 셀러인 MBK파트너스의 매각 희망가 눈높이에 부응코자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과 손잡았고, 하이얼이 포기한 뒤에도 MBK 측에 입찰 연기를 요청하며 미련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이 회장이 작년 말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인수 의사를 접어야 했다.

별개 사안이지만 CJ그룹의 운신의 폭을 크게 좁힐 수밖에 없는 사건 하나가 최근에도 발생했다. 통신과 방송 사업 간 융합을 상징하는 빅딜로 조명 받았던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백지화됐다. 거래 성사 시 1조 원대 자금을 손에 쥘 수 있었던 CJ 입장에선 이를 활용해 추진하려던 추후 M&A 계획 상당 부분을 수정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그런가 하면 "오히려 각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의사 결정해도 무리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일례로 CJ그룹 계열사 중 CJ대한통운은 현재도 중국 물류사들을 잇따라 사들이며 해외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달 초 중국 가전기업 TCL과의 물류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화 했고, 지난해 하반기엔 현지 최대 냉동·냉장 물류업체 룽칭물류(현 CJ로킨)의 경영권을 취득했다. 앞서 인수하려다 실패한 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의 경우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상당히 욕심을 냈던 매물로 알려져 있다. 역시 무위로 돌아가긴 했지만, 중국 라이신 생산업체 메이화성우 인수를 시도했던 또 다른 계열사 CJ제일제당도 여전히 바이오 기업 인수 기회를 모색 중이란 후문이다. 다음주 예비입찰을 앞두고 있는 동양매직 매각 딜에 임하는 CJ의 자세도 자못 진지하다는 평가가 많다.

CJ그룹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계열사가 M&A 등을 수행하는 데 어느 정도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타법인 인수 등에 소요되는 자금도 각 계열사가 직접 조달토록 하는 기조다 보니, 계열사별 자금력과 거래 규모 등이 겉으로 보여 지는 CJ의 M&A 성향을 결정지을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플레이어로서 CJ대한통운이나 CJ푸드빌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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