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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웹툰에 쏠리는 눈...기관·해외자본 IP 확보 '전쟁중' [만화투자시장 뜯어보기②]자국 또는 글로벌 리메이크로 수익 확대 재생산 가능

김나영 기자공개 2016-08-24 08:03: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8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웹툰과 같은 만화투자시장에 큰손들이 몰리는 이유는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 지식재산권) 때문이다. 국내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해외 유수의 미디어그룹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웹툰은 당분간 IP 확보 싸움의 핵이 될 전망이다."

만화가 원작 콘텐츠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최근 만화는 형제 격인 애니메이션은 물론 영화, 드라마, 공연의 벽을 넘나들고 있다. 과거 소설이 원작으로 주목받던 시기를 지나 더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웹툰의 시대가 열렸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종이만화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웹툰은 전면 무료에서 부분 유료화를 거쳤다. 재미있게도 모바일에 특화된 웹툰은 어느 나라보다도 국내가 유독 발달한 편이다. 출판된 만화를 단순히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형태에 맞는 소재와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있어서다.

◇ 원매자, VC·PE·포털·게임사·미디어기업 등 다양

웹툰 IP의 확보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투자대상으로서의 가치와 실제 이용대상으로서의 필요성이다. 원매자도 벤처캐피탈(VC)이나 사모투자회사(PE)와 같은 전문 투자사부터 게임회사나 미디어그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포털도 여기에서 빠질 수 없다. 네이버, 카카오 등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서 향후 투자자 및 제작자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연재하는 원작의 최초 통로인 만큼 IP 매수에 있어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들은 기존 제작사와 함께 문화산업전문회사나 특수목적회사(SPC) 성격의 합작사를 만들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등 다각도의 방법을 검토 중이다. 가끔은 해외 자본들의 국내 웹툰에 대한 투자 검토가 늘어나면서 작가와 투자자 사이에서 중간 에이전시의 임무를 맡기도 한다.

◇ 원작 트랜스포머, 30년간 여러 형태의 작품으로 재탄생

양질의 웹툰이 지닌 가치는 원매자들의 희망가격으로 증명된다.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평균 밸류에이션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쟁이 붙으면 협상가는 순식간에 최초 제시가의 10배, 20배를 넘나든다. 특히 중국 원매자들이 '0'을 하나씩 더 붙이면서 국내 원매자들이 상당히 긴장하는 눈치다.

IP를 사들여 원작을 토대로 한 2차 저작물을 만드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잘 만든 콘텐츠는 그 자체로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이를 변환해 다양한 방식으로 히트를 치면 부가가치가 상상을 초월한다. 같은 시기 각국에서 리메이크를 해 이익을 볼 수도 있고, 몇십 년이 지난 후 해당 시공간에 맞게 재창작해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일례로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출발은 1980년대 초 일본의 한 완구회사가 만든 변신로봇이다. 어린이 장난감으로 끝날 수 있었던 원작 IP를 토대로 수십 년간 여러 결과물이 생성된 것이다. 트랜스포머는 1984년 출판만화와 TV애니메이션 시리즈물, 1986년 극장용 애니메이션, 2007년 할리우드에서 첫 영화화를 거쳐 2016년 현재 '트랜스포머 5'를 제작 중이다.

◇ IP 발원지, 일본이지만 수익 미국 기업이 챙겨

이 트랜스포머의 IP 소유자는 일본이 아닌 미국 완구회사 해즈브로다. 해즈브로는 1983년 일본 완구회사로부터 IP를 사들여 다시 변신로봇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마블코믹스와 제휴해 종이만화를 만들고 프로덕션들과 함께 TV,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생성해냈다. 당시에도 트랜스포머는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큰 수익을 얻었고 해즈브로는 콘텐츠기업으로 거듭났다.

20년이 지난 뒤 해즈브로는 파라마운트픽쳐스와 공동제작한 영화 시리즈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만든 '트랜스포머 4'는 제작비 2억 1000만 달러(약 2210억 원)를 들여 전 세계에서 11억 달러(1조 2150억 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30년이 지난 현재 해즈브로는 중국 텐센트와 손잡고 게임 '트랜스포머 온라인'을 이달 공개하기에 이른다.

이 트랜스포머의 기본 줄거리는 '착한 변신로봇이 나쁜 변신로봇을 무찔러 위험에 빠진 지구를 구해낸다'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기에 끊임없이 열광하고 영화, 게임, 실물 변신로봇 등 새로운 작품을 기다린다. 모두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나 트랜스미디어 콘텐츠(Trans Media Contents)로 불리는 현상의 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잘 만든 국내 웹툰을 두고 관련 기업과 투자자들의 IP 확보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며 "해외 자본의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제시하는 가격보다 많은 돈을 쓰고 있는데, 이는 자국 또는 글로벌 리메이크로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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