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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채의 유혹 [thebell note]

강예지 기자공개 2016-08-24 10:55: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3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괜찮은 전자단기사채는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PB(프라이빗뱅커)들이 보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주관 증권사가 인수 확약할 것, 만기가 짧을 것. 연 4~5%는 올릴 수 있었던 전단채 금리조차 1~2%대로 내려간 지금,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리스크를 최대한 낮춰야 손님에게 제안해볼 수 있다. 지점도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 이런 상품은 판매채널에 풀리자마자 동이 난다.

건설사 전단채부터 장래 매출채권을 유동화한 전단채까지 다양하다. 최근 인기리에 판매된 상품으로는 ㈜한라, 두산건설, 한남더힐 전단채 등이 있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 점포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전단채를 은행 고객에게 팔기도 했다. OCI 해외 자회사의 시설투자금을 담보로 한 전단채는 주관사 인수 확약이 아닌 인수 약정이라는 덜 매력적인 조건에도 잘 팔리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장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전단채를 발행해 대규모 조달을 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쳐다보지 않는다는 기업들도 리테일용 전단채를 통해서는 조달에 성공했다.

리테일의 단기자금 운용 니즈가 전단채 발행조건과 묘하게 맞물렸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거의 없는 3년 만기 예적금을 택하자니 연말 금리가 확실치 않고, 1년짜리에 가입하자니 금리가 눈에 안찬다. 리테일 투자자의 단기 자금은 증권사 특판 RP(환매조건부채권)와 전단채로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전단채에 대한 관심의 저변에 '설마 몇 달 안에 무슨 일이 생길까'하는 심리가 깔려있다. 신용을 공여하는 증권사, 전단채를 판매하는 증권사, 고객도 같은 생각이다. 유동화프로그램의 중간 회차인 점이 마케팅 포인트로 작용한다. 차환 목적의 발행이기 때문에 문제생길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하지만 보수적인 PB들 중엔 회차가 뒤로 갈수록 팔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다. 당일 늦게까지도 입금이 되지 않아 가슴 졸인 경험이 있는 PB라면 더 조심스럽다. 아이러니하게도 발행사나 기초자산이 양호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초저금리 시대, 갈 곳 잃은 자금들이 틈새상품에 몰리고 있다. 전단채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지금 잘 팔리는 전단채는 유동화 프로그램 후기에도 잘 팔릴까. 발행사의 건전성보다 단기 투자조건이 맞아떨어져 팔리는 현상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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