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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익일기준가 산출…해법될까 [펀드기준가 발표 시점 논란]④펀드 상품성 하락 및 펀드 매입 혼란 우려

김슬기 기자공개 2016-10-12 08:38:23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7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 기준가 산출을 더욱 정확하게 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운용 당일 산출하는 기준가를 그 다음날에 산출하는 방법이 있다. 자산운용사가 운용에 관한 모든 자료들을 장 마감 이후에 정리해 그 다음날 아침까지 사무관리회사로 보내 펀드 기준가를 산출하는 것이다.

기준가 산출 시점을 변경하면 수탁은행에서도 펀드 기준가를 공시 이후에 검증하지 않고 공시가 나오기 이전에 검토해 기준가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일본이나 유럽 등은 현재 각 운용사의 운용지시 사항을 그 다음날 아침 10시까지 보내고 그 날 오후에 기준가를 공시한다.

기준이 바뀌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운용업계에서는 자료를 꼼꼼하게 챙겨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바뀌어도 상관없다는 입장과 펀드 자체의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입장으로 갈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펀드를 구매하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현재보다 펀드 매입일이 하루 더 늦어져 불편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영업점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 외국도 펀드 공시 매일하지만 거래인식 시점은 달라

해외의 경우도 우리나라처럼 기준가는 '매일' 공시 되는게 일반적이지만 반영하는 거래인식 시점은 다르다. 당일 운용내용을 당일에 산출하는 게 아니라 그 다음날에 산출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본의 경우 컷오프 타임이 오전 10시이고 펀드 기준가 공시시간이 오후 6시이다. 컷오프 타임이 10시라는 말은 전날 자산운용사가 운용했던 내역을 오전 10시까지 보내면 기준가 산출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이후에 실제 자산을 보관하고 있는 수탁은행과 사무관리회사가 기준가를 체크한다. 그리고 오후 6시가 되면 전날 운용한 펀드 기준가를 공시한다.

유럽도 일본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무관리회사 관계자는 "유럽 쪽도 운용지시를 받는 시간대가 오전 9시나 10시로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형 뮤추얼 펀드 중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기준가 산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사무관리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당일 기준가를 그날 저녁에 내는데 피로도가 누적되는 등의 문제로 수치가 잘못 나오거나 하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단순히 수치가 틀리는 문제가 아니라 펀드 시장 전체의 신뢰를 깨뜨릴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기준가 산출 시점을 변경하는 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시점을 변경하는 게 신뢰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 "정확성 높힐 수 있어"vs"펀드 상품성 떨어진다"

하지만 기준가 산출 시간을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운용업계에서도 입장이 갈린다. 특히 판매사 입장에서는 펀드 매입일이 늦춰지는 부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봤다. 고객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러 자산군(예·적금, ELS, 주식, 채권) 중에서 매입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펀드를 선택할 여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A운용사의 관계자는 "현행 기준가 산출 프로세스에서는 이자수익 반영, 배당금 반영, 시간 외 매매, 판매사 쪽에서 펀드 매수 자금 입금 등을 다 반영해서 자료를 사무관리회사에 보내게 되면 시간이 빠듯한 게 사실"이라며 "이런 부분들을 다 챙겨서 보낼 수 있다면 기준가를 좀 늦춰서 발표하는 방안도 괜찮다"고 밝혔다. 그는 "펀드의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펀드 투자를 너무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고 평했다.

B운용사의 관계자는 "운용 측면에서 보면 운용자료들을 챙길 여유가 있기 때문에 기준가를 높이기 위한 편법을 쓸 여지도 생긴다"며 "기존에 하던 것을 바꿀 때에는 그에 따른 문제점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판매사 쪽 반응은 더 회의적이다. 바로 펀드의 매입일과 환매일이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펀드의 매입일은 'T+1일'이고 해외펀드(시차 1시간 30분 이내인 국가 제외)의 매입일은 'T+2일'이다.

A증권사 센터장은 "펀드 투자자의 경우 단기매매를 염두해두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이 다음날의 장세 뿐 아니라 그 다음날까지 예상해서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면 고객들이 달갑지 않아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B은행 지점장은 "요즘처럼 시장 자체의 변동성도 큰 데다 펀드 변동성이 커져 있는 상황에서 오늘 매입 신청을 하고 그 다음날 시장이 확 떨어졌을 때에는 고객이 매입 자체를 철회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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