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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화된 야근에 떠나는 직원들 [펀드기준가 발표 시점 논란]②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해외자산 반영…운용사 급증에 따른 업무 과중

김슬기 기자공개 2016-10-12 08:36:4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5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 사무관리회사에서는 국내 자산을 편입하는 국내펀드 기준가 산출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해외 자산을 편입하는 해외 펀드나 신생 헤지펀드사의 기준가격 산출 부분은 시간에 쫓겨서는 정확성을 갖추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날로 업무 강도가 세지면서 일반 사무관리회사의 직원들은 이직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신생 헤지펀드사들이 늘어나면서 백오피스 직원에 대한 선호는 커졌고 만 1년이 채 안 된 직원들도 자리를 옮기기 일쑤다.

◇공시오류 대부분은 해외자산 때문

국내 자산을 편입하는 펀드 기준가는 비교적 계산하기 쉽지만 해외 자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시 오류가 잦다. 운용사들의 해외운용 지시는 심할 경우 자정까지 이어져 펀드 기준가 산출시간이 더욱 늦어진다.

공시 오류는 올 들어서만 136건(5일 기준)이 발생했다. 오류의 대부분은 해외자산에 관한 것으로 해외운용지시 오류, 외화주식 매수 결제금액 오류, 일반사무관리회사의 외화주식공개매수 처리오류 등이다. 공시오류는 2011년 626건을 기록한 뒤 2012년 246건, 2013년 195건, 2014년 132건으로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지난해에는 180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증권사와 은행 등 판매사에서는 이 기준가로 계산된 펀드의 수익률로 투자권유를 하기 때문에 펀드 기준가는 중요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가 살 펀드의 가격이며, 펀드의 신뢰와도 직결된다. 투자자들이 수익률 흐름을 기준으로 펀드 가입과 환매를 결정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기준가 오류는 펀드 시장의 신뢰를 깨고 향후 투자손실로 이어질 여지를 남겨놓는 것이다.

◇ 멈춰있는 백 사이드…살인적인 업무 강도에 떠나는 직원들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업계가 숙원하던 규제들을 완화하면서 자산운용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자산운용회사는 총 138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헤지펀드 설립 문턱이 낮아지면서 전문사모 집합투자업자(한국형 헤지펀드사)가 51개나 증가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사모 펀드 규모는 242조 8140억 원으로 공모 펀드(224조 494억 원)을 앞서는 상황에서 일반 사무관리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운용전략이 다양해지면서 펀드 기준가 산출이 점점 까다로워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헤지펀드사의 경우 해외 증권사를 통한 해외 통화관련 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데 하루에 거래되는 내역만 해도 몇 만 건이 들어와 시스템 상 무리가 있다.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는 기준가 산출에 문제가 생기는 셈이다.

현재 일반 사무관리회사 중에서 점유율 40%가 넘는 신한아이타스의 경우 회사 내부에서 펀드 기준가 산출을 담당하는 직원은 50여 명 정도다. 그들이 관리하는 펀드의 수는 공·사모 펀드를 모두 합쳐서 6889개다. 업계 2위인 하나펀드서비스는 총 4038개의 펀드의 기준가를 낸다.

늘어나는 업무로 인한 상시화된 야근 때문에 사무관리회사의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 운용사가 늘어나면서 백오피스 직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업무 강도를 견디지 못한 직원들이 운용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매주 1명씩 그만 두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사이트 구인란을 보면 업계 1위인 신한아이타스를 비롯해 하나펀드서비스, 미래에셋펀드서비스, 우리펀드서비스, HSBC펀드서비스 모두 현재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신한아이타스와 하나펀드서비스 두 군데 중 한 곳만 손을 들어도 펀드 산업은 마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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