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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쿼드러플 트랜치' 한국물 이정표 세우다 4개 트랜치로 발행, 한국물로는 처음···5년물 수요 부진 2% 아쉬움

이길용 기자공개 2016-10-19 08:21:4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7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한국물(Korean Paper·KP) 발행 역사상 최초로 4개 트랜치를 구성해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25억 달러라는 대규모 발행을 이뤄내면서도 뉴이슈프리미엄(New Issue Premium·NIP) 없이 금리를 결정해 실리까지 챙겼다는 분석이다. 다만 5년물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수출입은행은 시장 평가에 맞는 수익률 곡선을 구현하기 위해 5년물 물량을 최소화하며 발행했다.

◇ 콰드러플 트랜치 첫 사례…한국물 점보딜 수출입은행이 주도

수출입은행은 지난 14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본드 발행을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프라이싱 개시 시점은 오전 10시로 1시간 시차가 나는 홍콩 개장 시간에 맞춰 진행됐다. 최근 글로벌본드 딜에서는 아시아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어나운스 시점을 앞당기는 딜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딜에서 쿼드러플 트랜치(Quadruple Tranche), 즉 4개의 트랜치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3년물은 고정금리(FXD)와 변동금리(FRN), 5년물과 10.5년물은 고정금리로 발행을 추진했다.

최초 제시 금리(Initial Pricing·IPG)는 3년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경우 미국 국채 3년물(3T) 금리에 8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5년물과 10.5년물은 미국 국채 5년물(5T)와 10년물(10T)에 각각 90bp와 100bp를 더한 수준이다.

최종 발행 가산 금리(스프레드)는 3년물의 경우 3T+60bp로 결정했다. 변동금리부채권(FRN)의 경우 이를 역산한 3개월 리보(3M Libor)에 46bp를 가산한 수준으로 발행 금리가 산정됐다. 5년물과 10.5년물은 각각 5T+70bp, 10T+70bp로 결정됐다. 쿠폰 금리는 각각 1.875%와 2.375%를 기록했다.

한 딜에서 4개의 트랜치로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은 한국물에서 수출입은행이 최초다. 발행 규모는 3년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는 각각 7억 5000만 달러씩, 5년물과 10.5년물은 각각 3억 달러와 7억 달러다.

이번에 총 25억 달러를 발행하면서 수출입은행은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25억 달러 규모의 점보딜을 이뤄냈다. 지난 5월에도 수출입은행은 세 개의 트랜치로 글로벌본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트랜치를 세 개로 나눈 것도 당시에는 한국물 최초였다. 국책은행으로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장에 선례를 남긴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출입은행은 대규모 조달을 달성하면서도 금리 면에서도 실리를 잃지 않았다. 발행 당시 수출입은행 3년물의 세컨더리 스프레드(Secondary Spread)는 약 63bp로 이번 딜을 통해서 오히려 3bp를 절감했다. 5년물은 세컨더리 스프레드도 73bp로 3년물과 비슷한 수준의 실리를 챙겼다.

10.5년물은 10년물 세컨더리 스프레드와 비교해야 하는데 당시 스프레드는 68bp다. 0.5년의 경우 기간 프리미엄을 2~3bp 가량 부여하는데 이와 비교해도 10.5년물이 세컨더리 스프레드와 비슷한 수준에 발행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 3년물·10.5년물 인기 절정…5년물 수요 부진은 '옥의 티'

3년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채권의 북빌딩(수요예측) 규모는 각각 13억 달러와 12억 달러에 달했다. 10.5년물은 24억 달러가 몰렸다. 다만 5년물에는 6억 5000만 달러의 주문만 들어와 다른 트랜치 대비 부진했다.

3년물의 경우 오는 12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자들이 짧은 만기를 선호해 주문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상에 대비하고자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들은 변동금리부 채권에 관심을 가졌다. 상대적으로 주문이 적을 것으로 보였던 3년물 고정금리에는 미국 투자자들이 만기 보유를 위해 많은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0.5년물은 국내 보험사들의 시장으로 완전히 굳어진 모습이다. 보험사들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으로 보험부채 시가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우량한 장기채 매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가 크레딧과 동일한 수출입은행 10년물 이상의 채권에 보험사들의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

다만 5년물 수요는 상대적으로 부진해 수출입은행은 3억 달러로 발행 규모를 최소화했다. 10.5년물의 발행 규모를 극대화해 5년물 발행을 생략할 수도 있었지만 적절한 수익률 곡선을 만들기 위해 발행을 최소화하고 벤치마크 금리를 만드는데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3년물과 10.5년물과 달리 5년물은 확실하게 투자 수요를 잡을 만한 스토리가 적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비교적 적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딜은 ANZ, BOA메릴린치, 크레디아그리콜(CA), 미즈호증권, 모간스탠리(MS), 소시에테제네랄(SG), UBS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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