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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세번 잃고 보물 1호 탄생한 사연 ②매각·부도·화재…생산공정 혁신·글로벌 수준 위용

신민규 기자공개 2016-11-04 10:51: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2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대표는 유독 생산공장과 악연이 깊었다. 38년간 화장품 업계에 몸담는 동안 매각, 부도, 화재로 공장을 잃은 것만 총 세번이다.

충북 음성공장 얘기를 꺼냈더니 조 대표는 인터뷰 도중 스마트폰으로 공장의 실시간 카메라 화면부터 보여줬다. 화면은 4분할 되어 3미터 남짓 생산벨트에 공장 직원 5~6명이 흰색 옷을 입고 옹기종기 일하는 모습이 보였다. 중국 소주 공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감시용인가 싶었는데 3년전 음성 제1공장이 화마에 휩싸였던 얘기를 들려줬다. 당시 조 대표는 중국 현지 공장 설립 건으로 눈코뜰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숨막히는 일정을 소화하고 집에 들어가 눈을 붙이려는 찰나 전화 한통이 울렸다. 공장이 불에 타고 있다는 비보였다.

한 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현장은 그 때에도 계속 불에 타고 있었다. 화재를 진압하려면 긴 사다리가 있는 소방차가 있어야 했지만 소방서 여건이 미흡했다. 공장은 전소됐다.

악재는 이번 만이 아니었다. 한번은 스카웃 제의를 받고 의약품 회사를 다닐 때였다. 신사업으로 화장품 기업을 세운다는 말에 연구소장 겸 공장장 직급으로 합류했다. 야산만 덜렁 사놓은 상태에서 조 대표는 형질 변경부터 시작해 설계에 허가승인까지 총괄했다.

하지만 미처 빛을 보기도 전에 회사가 신사업을 접기로 결정하면서 손수 지은 공장에서 손을 뗐다. 이후에 이직한 회사에서도 모기업이 부도가 나는 통에 공장을 유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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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메카코리아 연구개발센터 전경

악연이 많은 만큼 애착도 깊어졌다. 충북 음성공장은 특히 그랬다. 조 대표는 도요타자동차 출신 전문가를 통해 공장 컨설팅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조 대표 스스로 현지 공장을 방문하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공장을 방문해보니 한 벨트 안에서 우리 식으로 치면 제네시스, 에쿠스, 그랜저가 혼재되서 생산되고 있었다"며 "공정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컨설팅을 받기전 음성공장은 12미터 벨트라인에 1미터 간격으로 직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생산라인 자체가 길어 누가 누굴 도와줄 거리와 시간이 되지 못했다. 자연히 품질관리와 시간관리도 미흡했다.

조 대표는 시간을 갖고 공장에 계속 투자했다. 12미터 생산벨트를 6미터로 줄이고 다시 3미터로 줄여나가는 과정을 반복했다. 주문이 밀려드는 시점이 아니라서 여유가 있었다. 지금처럼 주문이 밀려오는 상황에선 변화를 모색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설명이다. 사이즈가 큰 경쟁기업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추진하긴 어려운 셈이다. 맛집에 주문이 밀려드는데 부엌을 드러낼 순 없는 노릇이다.

공장은 조 대표의 보물이 됐다. 콧대 높은 고객사를 유치할 때 조 대표는 공장부터 소개한다. 생산공정이 노출되는 셈이지만 견학을 끝낸 고객사들은 탄성을 지른다고 한다. "퍼펙트"라는 말을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듣기도 했다.

중국 화장품 기업을 유치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한번은 BB크림 짝퉁을 만들고 있는 중국 기업에 BB크림 생산라인을 보여줬다. 코스메카코리아는 BB크림의 원조 회사다. 중국 기업은 진품의 생산 공정을 지켜보고 두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코스메카코리아가 중국에서 눈에 띄는 매출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조 대표는 "공장을 통째로 들고 가도 모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공장 직원의 노하우와 판교 연구개발센터인 CIR센터의 역량이 합쳐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미 선진 글로벌 OEM·ODM기업과 비교해봐도 기술적인 면에서 이미 손색이 없다고 자신했다. 일본 기업과 비교해선 비슷하거나 앞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들이 굳이 와서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대표 약력

△1953년생, 전남 순천 출생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졸업
△(주)피어리스 기초연구실장(1978~)
△(주)오현두루라 실장(1990~)
△(주)한국콜마 초대 연구소장(1992~)
△태웅화장품(주) 공장장(1993~)
△(주)코스메카코리아 법인 설립(1999~)
△(주)코스메카코리아 대표이사 회장(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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