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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 '클린 컴퍼니'로 분사 일부 차입·미지급금 미이전, 채무 부담 최소화… 거래 PBR '8.7배'

정호창 기자공개 2016-11-04 08:05: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3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휴렛 패커드(HP)에 매각할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실질적인 차입금이나 채무 부담이 거의 없는 재무구조를 보유한 '클린 컴퍼니'로 만들어 분사했다. 해당 사업부로 이전돼야 할 일부 차입금과 미지급금 부담도 덜어줬다. HP로의 순조로운 매각을 위해 인수합병(M&A) 협상 단계에서 신설법인의 채무 부담 최소화를 합의한 결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된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분할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해 지난 1일 '에스프린팅솔루션(S-Printing Solution)'이란 사명의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된 에스프린팅솔루션은 이로써 삼성전자의 100% 자회사가 됐다. 삼성전자는 1년 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에스프린팅솔루션 지분 전체를 내년 하반기 글로벌 프린터업계 1위 업체인 HP에 매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2일 HP와 프린팅솔루션 사업부의 자산과 부채, 권리·의무 등을 포함한 사업부문 일체를 포괄 양도하는 기본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미화 10억 5000만 달러로 결정됐다. 신설법인 설립일인 지난 1일 달러/원 매매기준환율(1142원)을 적용하면 우리 돈으로 1조 1991억 원이다. 삼성전자가 에스프린팅솔루션 정직원 1800여 명에게 지급하기로 한 M&A 위로금 1100억 원을 감안하면 실제 매각가격은 1조 900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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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법인은 6월 말 재무제표 기준 3476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기업으로 분사됐다. 삼성전자로부터 자본 1385억 원, 부채 2091억 원을 각각 승계했다.

부채가 자산 규모를 700억 원 가량 웃돌아 부채비율이 151%로 외견상 모기업인 삼성전자보다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하지만 이는 장부상 드러나는 수치일 뿐 실제로는 채무 부담이 거의 없는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사채 등 장·단기 차입금이 전혀 없고 부채의 대부분은 프린터사업 및 자산과 관련된 매입채무와 미지급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에스프린팅솔루션에 이전돼야 할 차입금과 미지급금 일부를 승계시키지 않고 직접 부담하는 배려를 보여줬다. 신설법인과 관련된 매출채권 할인 차입금과 일본 캐논(Cannon)사에 지불해야 할 특허료 미지급금 등을 이관하지 않고 본사가 책임지기로 결정했다.

이는 손실을 기록 중인 에스프린팅솔루션의 재무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설법인의 전신인 프린팅솔루션사업부는 지난해 약 2조 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으나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는 인수자인 HP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결과로도 관측된다. 통상 M&A 협상과정에서 인수자는 매각자에게 매물 기업을 채무 부담을 최소화한 '클린 컴퍼니' 형태로 넘겨줄 것을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에스프린팅솔루션의 매각가격과 순자산(자본) 가치를 비교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8.7배로 추정된다. 위로금 비용을 반영한 삼성전자의 실제 매각가와 비교시 PBR은 7.9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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