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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의혹 삼성전자, 법적 책임 가능성 낮아 8년만에 검찰 압수수색…법조계 "대가성 입증 쉽지 않아"

정호창 기자공개 2016-11-09 08:15:2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8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최근 정국을 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받는 등 사정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올라 귀추가 주목된다.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씨의 훈련 비용 등에 35억 원의 자금을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사법처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정유라씨 지원을 통해 특혜 등 반대급부를 얻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법적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8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진행했다. 검찰은 박성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실과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해 대한승마협회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삼성전자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씨와 딸 정씨 소유의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 원)를 특혜 지원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진행됐다. 검찰은 이날 한국마사회와 대한승마협회 사무실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에 나섰다.

삼성그룹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지난 2008년 4월 비자금 조성 혐의로 '삼성 특검' 수사를 받은 이후 8년 7개월만이다.

삼성전자가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자금은 실제로는 정씨의 말 구입비와 경기장 비용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현 정부 실세로 거론되는 최씨의 딸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이 향후 기업 경영과 관련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받고 최씨에게 사실상 '뇌물'을 제공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삼성전자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로서 선수 육성을 위해 자금을 지원한 것일 뿐 특정인에 대한 특혜 제공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지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 사실 관계를 밝히고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중론은 삼성그룹이 관련 의혹에 따른 도덕적 비난을 피하긴 어렵겠지만, '뇌물공여죄' 등 사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국내 대형 법무법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해당 자금을 개인이 아닌 법인에게 컨설팅 비용으로 지급했고, 이후 해당 법인이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권은 삼성전자가 갖고 있지 않기에 자금 사용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려워 보인다"며 "해당 법인이 자금을 잘못 집행했고, 컨설팅 보고서 등을 의뢰인인 삼성전자에게 제공하지 않거나 업무를 부실하게 수행했다면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배상을 법인에 청구하면 될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최씨를 통해 박근혜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자금을 지원했다는 이야기는 현재로선 의혹일 뿐"이라며 "실제로 삼성전자나 그룹이 특혜나 반대급부를 얻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뇌물공여죄' 기소와 처벌이 가능한데, 검찰이 이 같은 사실과 근거를 수집해 명확한 인과관계를 제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삼성이 최씨의 실체를 알고 자금을 지원했다는 불리한 사실들이 밝혀진다 해도, 삼성이 특혜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정부로부터 받게 될 불이익을 최소화하거나 예방할 목적으로 일종의 '보험'을 든 것이라 주장하면 '뇌물공여죄' 등의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삼성이 이번 사태로 도덕적 비난을 받을 수 있으나,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일부 행위에 대해 사법적 조치를 받는다 해도 처벌수위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대부분의 기업에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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