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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대중화 되었는가 [Kevin Park의 골프산업 스토리]

박경호 대표공개 2016-11-25 09:42:5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가 대중화 되었다"라는 주장을 자주 접한다. 주로 "골프가 대중화 되었으니, 중과세를 폐지하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또는 "중과세가 골프대중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을 볼 때 마다 한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골프는 과연 대중화 되었는가? 어떤 근거로 골프가 대중화되었다고 주장하는가?

질문을 바꿔보자. 축구는 대중화되었는가? 왠지 그런 것 같다. 야구는 대중화되었는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야구를 보면서 즐기는 사람은 많은데, 야구를 해 본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농구도 비슷한 듯 하다. 태권도는 어떨까? 초등학생 때는 누구나 하는 것이 태권도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얼마나 계속 하는지 궁금하다.

이렇게 해서는 논의가 힘들다. 기준이 필요하다. 먼저 얼마나 많은 인구가 경험해 보았는가를 기준으로 삼아보자. 보면서 즐기는 인구는 제외하고, 지금 활동하지 않더라도 과거에 활동경험이 있는 인구는 포함하자. 야구는 잘 모르겠지만, 태권도는 경험 있다고 답하는 인구비중이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가지 질문이 남는다. 얼마나 많은 인구가 경험해봐야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확산이론(Diffusion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혁신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 과정이 일반적으로 4단계를 거친다는 내용이다. △1단계는 혁신가(Innovator)와 초기수용자(Early Adopter). 인구의 16%를 차지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새롭기 때문에 사용해보는 호기심 많은 부류다. △2단계 초기대중(Early Majority). 인구의 34%를 차지한다. 새로운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확실한 효용이 있고, 사용이 불편하지 않고,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수용하기 시작한다. 즉 초기수용자들에 의해 검증된 것들만 수용한다. △3단계 후기대중(Late Majority). 인구의 34%를 차지한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야 수용하기 시작한다. 남들이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4단계 느림보꼰대(Laggard). 인구의 16%를 차지한다. 마지막까지 익숙한 것만을 고집한다. 시장에서 더 이상 2G폰을 살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부류다.

1991년 제프리 무어(Geoffrey A. Moor)는 이 확산이론을 마케팅에 접목하여 캐즘 마케팅(Chasm Marketing) 이론을 발표한다. 이에 따르면 인구의 16% 이상이 수용하기 시작하면 대중화의 단계로 넘어섰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이론에 따라 16%를 대중화의 기준으로 채택해보자.

골프존이 조사하고 발표한 골프인구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골프인구는 5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하다. 한국골프인구에 관한 다른 자료나 주장을 살펴보면 500만명 보다 많은 인구에 대한 언급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 골프인구 800만을 언급하는 자료 또는 주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16% 기준으로 보면 골프는 대중화 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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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골프인구가 계속 늘어나서 결국은 대중화의 단계로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멈추고 말 것인가? 혹시 골프인구가 줄어들어 골프산업 자체가 쇠락의 길을 걷지는 않을까?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는 없다. 하지만 골프존의 자료를 보면 유용한 단서 하나를 찾을 수 있다. 골프입문인구의 연령분포를 살펴보면, 20대 입문인구가 가장 많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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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중심으로 젊은 층에서의 골프인구 유입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골프산업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가장 기분 좋은 소식 중 하나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유가 자명하다. 젊은 층이 골프에 관심이 없어지고 골프에 입문하는 젊은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골프인구의 감소는 필연적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부동산거품이 급격하게 꺼졌던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 기간 동안, 젊은 층에서의 골프인구유입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더 이상 골프인구유입이 없다 보니, 골프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일본 골프장업계가 지속적인 구조조정의 과정을 겪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결국 골프인구가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젊은 세대의 절대인구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골프를 즐길 여력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골프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비싸고, 가까운 곳에 위치하지 않다 보니, 젊은이들에게는 매력이 떨어지는 운동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근거들을 들면서 결국은 골프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전망은 "결국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주장과 비슷해 보인다. 결국은 죽지만 노력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건강하게 오래 살 수도 있지 않는가? 미국의 경우, 골프인구감소에 대한 우려가 오래 전부터 존재하였다. 고민은 동일했다. 젊은 층의 골프 인구 유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적극적인 대책을 펼쳤다. 1997년부터 더퍼스트티(The First Tee)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미국 전역의 초등학생을 상대로 무료로 골프에 입문할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미국의 골프인구는 20년 이상 유지될 수 있었다. 비록 최근에는 골프인구의 감소가 시작되었지만 그 시기를 20년이나 늦출 수 있었다. 우리 골프업계는 미래를 위하여 그런 노력을 준비하고 있는가?

한국의 스키를 생각해보자. 한때는 절대부의 상징이었던 스키. 지금은 겨울방학에 초등학생들이 스키캠프 한번 정도는 다녀오는 세상이 되었다. 스키가 대중화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최소한 스키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듯 하다.

골프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젊은 층의 골프인구유입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은 골프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골프대중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하지만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대중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골프업계는 골프 대중화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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