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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전실 재편' 이미 시작했다 [기업총수 최순실 청문회]소속직원 복귀·재배치 등 추진, 축소에서 '해체'로

길진홍 기자/ 김장환 기자공개 2016-12-08 08:13:15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7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의 기능 축소와 계열사로 이전을 이미 추진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실 모녀 지원 논란을 계기로 미래전략실에 대한 대수술을 검토 중인 가운데 폐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전략실은 해체 수순을 밟더라도 계열사로 흩어져 '그룹 관장'이라는 고유 기능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미래전략실 해체가 그룹 지주사 전환과 맞물려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로 개편이 속도를 내고, 새로운 조직 틀을 갖추면서 다른 형태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관측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잇단 질문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을 느꼈다"며 "미전실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사전에 준비되지 않았다는 게 삼성 측의 공식 입장이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7일 아침 이 부회장이 전날 국회서 언급한 미래전략실 해체설은 예정된 발언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주말 국정조사를 대비해 수차례 모의훈련을 가졌다. 최순실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미래전략실 처리 질문에 관한 모범답안은 '기능축소' 였다. 국정조사 당일 이 부회장이 돌연 해체를 언급하면서 충격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룹 미래 청사진을 구체화해 각 계열사 수장들과 역할을 논의하며 조정하는 기능을 맡는다. 고 이병철 회장이 만든 비서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초기 인사와 재무 기획홍보 비서 경영관리 등 5개팀으로 운영되던 비서실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본부로 대체됐다. 이후 전략기획실로 변경됐으며, 지난 2008년 7월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수사를 계기로 해체를 했다가 2010년 11월 19일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현재 전략과 인사지원, 법무, 커뮤니케이션, 경영진단, 기획, 금융일류화추진 등 6개팀으로 구성됐다.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과 계열사 조정 등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의 폐지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의미한다. 계열사 주요 관장 기능이 삼성전자 또는 삼성물산으로 이관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미래전략실 폐지는 산업 트렌드 변화와 오너 3세 승계가 맞물리면서 예고된 수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IT 서비스업 등의 빠른 변화와 맞물려 미래전략실 개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 부회장 체제가 속도를 내면서 이 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렸다.

삼성 경영진은 이미 한 달 전부터 미래전략실 소속 각 직원들에게 해체 이후 본인이 옮겨갈 희망 부서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전략실 해체를 대비한 직원 분산 배치 논의가 상당부분 진척됐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래전략실 폐지는 이 부회장 중심의 가업승계와도 무관치 않다. 이 부회장 중심으로 승계구도가 굳어지면서 미래전략실을 대체할 새로운 핵심 기구 필요성이 제기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미 미전실 기능 및 규모 축소에 대한 논의가 내부에서 있었고, 모 계열 하부 조직으로 들어가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얘기되고 있었다"며 "이전까지는 '축소'였는데, 갑작스럽게 '해체'로 방향이 달라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래전략실 폐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검이 예고돼 있고,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한 상태다. 특검에서 집중 수사 대상이 될 조직을 서둘러 폐지하기에는 삼성으로서도 부담이다.

일명 '박근혜·최순실 특검'이 본격 출범하면 이후 최장 120일간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빨라도 오는 4월까지는 특검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도 그 이후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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