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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어치 올리패스 주식, 취득 창구는 VC [이희진 비상장사 불법거래]벤처캐피탈 및 증권사 신탁서 매입 파악…명의개서 방식 거래 주목

양정우 기자공개 2016-12-26 08:22:5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1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는 개인 투자자에게 팔아치운 올리패스 주식을 벤처캐피탈이라는 창구를 통해 확보했다. 이희진측의 비상장 주식 불법거래에 대해 수사하는 검찰이 벤처캐피탈업계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검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희진측이 개인 투자자에게 매도한 올리패스 주식은 약 92억 6000만 원 규모. 이희진씨는 유관 법인인 미래투자파트너스와 프라임투자파트너스, 케이론인베스트먼트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들 주식을 팔아넘겼다.

이희진측의 비인가 투자사들이 100억 원에 가까운 비상장사의 주식을 사전에 확보할 수 있던 것은 비상장 주식을 다루는 벤처캐피탈을 취득 창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희진측은 올리패스 주식을 대부분 벤처캐피탈에서 확보했다. 우선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몇몇 벤처펀드가 보유한 주식을 직접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 신탁에서 물량을 확보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물론 증권사 신탁이 당초 올리패스 주식을 사온 곳은 역시 벤처캐피탈이다. 개인 주주가 이희진측에 넘긴 주식도 있지만 전반적인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수사 당국은 이런 일련의 거래 과정에서 벤처캐피탈이 이희진측의 불법거래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실 검찰측에서 일단 몇몇 종목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동안 이희진측에서 거래한 비상장 주식은 총 1800억 원 규모에 가깝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이런 대규모 비상장 주식을 확보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벤처캐피탈이 얽혀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희진측에서 본격적으로 개인 투자자에게 주식을 매각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5월경.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약 1개월 전인 4월부터 5월 사이 올리패스 주식에 대한 매집을 끝내고 공격적으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이 시기 올리패스의 주식이 일반주권이었던 점에 주목한다. 장외 주식은 일반적으로 일반주권과 통일주권으로 구분된다. 통일주권은 증권예탁원에 예탁된 유가증권으로서 상장 주식을 장내 매매할 때처럼 증권계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반면 일반주권의 경우 반드시 명의개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발행회사에 계약서 등의 서류를 보내 주주명부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이희진측이 비인가 투자사들을 통해 100억 원(매도 기준)에 육박하는 주식을 매집한 것은 올리패스측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던 사실이다. 올리패스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들도 인지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이희진측의 올리패스 매도 대금 약 92억 6000만 원 가운데 대부분(86억 원)의 거래가 미래투자파트너스 1곳에서 이뤄졌다. 사실상 매집 단계에서도 미래투자파트너스가 주식 대부분을 매입했다는 얘기다. 올리패스 내부에서 홀연히 주주명부에 등장한 비인가 투자사를 눈여겨봤을 만한 대목이다.

검찰측은 이희진측이 올리패스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수단을 사용해 개인 투자자를 속였다고 판단한다. 대량의 주식을 미리 확보한 뒤 차익을 남기는 거래를 시도하면서도 매도 단가로 주식을 구해오듯이 개인 투자자를 기망했다는 것이다. 수익 실현에 대한 확정적 전망을 내세우면서 자극적인 문구로 주식 매입을 추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올리패스는 이희진측과 거래한 개인투자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종목 가운데 하나다. 매집부터 처분에 이르기까지 거래가 이뤄진 기간 동안 올리패스의 주가가 급등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올리패스는 인공유전자 기술로 안티센스(antisense)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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