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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커없는 UBS 탓 셀트리온헬스케어 IPO '벙어리 냉가슴' 홍콩 ECM 팀과 조율, 비효율적 의사결정‥아이에스동서 GDR 재현 우려

이길용 기자공개 2017-01-04 10:26:09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2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투자자 모집을 위해 UBS를 외국계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답답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주식자본시장(ECM) 뱅커가 한국에 없는 UBS는 의사결정을 위해 홍콩에 위치한 아시아 ECM 팀과 협의를 통해 딜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 작업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지난 2015년 아이에스동서 해외주식예탁증서(GDR) 철회와 같은 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작년 12월 23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당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래에셋대우만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해외 투자자 모집을 위해 외국계 주관사로 UBS를 추가 선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외 투자자들의 성황에 힘입어 IPO 흥행에 성공하자 나온 조치다.

다만 UBS가 국내에 ECM 뱅커를 포진시키지 않아 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내 ECM에서 UBS는 IPO와 유상증자, 메자닌 등 주요 프로덕트에는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UBS가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IPO는 2004년 LG필립스디스플레이(현 LG디스플레이)다. 당시에도 인수단으로 참여한 것에 그쳤다. ECM에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자 UBS는 다른 외국계 증권사들처럼 수년 전부터 국내에 ECM 뱅커 자체를 배치하지 않았다.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은 간간히 딜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채자본시장(DCM)과 인수·합병(M&A)에 위치한 뱅커들이 딜을 따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CM이나 M&A 쪽에서 IPO 프로덕트를 자문할 수 있는 뱅커들이 없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미래에셋대우는 UBS 홍콩에 위치한 ECM 팀과 협의하에 딜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의사결정이 되지 않아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예견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IPO 이후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IPO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뿌렸지만 관심을 가지는 하우스들이 전무했다. 국내 IPO 시장에서 딜을 꾸준히 수임했던 JP모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골드만삭스 등은 모두 제안서조차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UBS만 관심을 보였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결국 UBS를 IPO 파트너로 낙점할 수밖에 없었다.

UBS가 IPO 주관사로 활약하면서 지난 2015년 아이에스동서 GDR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약 2000억 원 규모의 GDR 발행을 추진하면서 동부증권과 UBS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UBS가 아이에스동서가 미리 발행했던 전환사채(CB)를 해외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이들이 아이에스동서 GDR을 외면했고 결국은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 ECM 뱅커가 없다보니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일어난 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외국계 증권사들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UBS가 덜컥 이 딜을 잡아 대부분 의아해했다"며 "IPO 경험이 없고 국내에 ECM 뱅커가 없어 딜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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