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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한진해운신항만 지분매입 명암 [thebell note]

이효범 기자공개 2017-01-24 08:20:23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3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관문인 부산신항 5개 부두 중에서 4개 부두 운영사의 대주주 지위를 외국계 주주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2부두 운영사인 2대주주였던 삼성물산도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부산신항이 외국계자본에 종속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3부두 운영사 한진해운신항만의 대주주인 ㈜한진은 오히려 2대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이하 IMM)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겠다고 나서 눈길을 끈다. ㈜한진이 이번 인수를 완료할 경우 국내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유일한 부두 운영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항구의 관리를 맡고 있는 부산항만공사는 반길 일이다. 부두 운영사 대주주가 외국계주주로 구성되면서 신항 정책에 적잖은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민의 세금을 들여 만든 부산신항의 과실을 결국 외국계 자본이 가져가게 됐다는 비판을 완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한진의 입장에서 보자면 당장 지분 인수를 통해 얻는 이득은 크지 않아 보인다. 3부두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이후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부두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은 2015년 11월에만 18만개가 넘었지만, 작년 11월에는 7만 개를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2대주주이자 전체 지분의 50%-1주를 보유한 IMM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선 것도 이와 연관성이 깊다.

물론 IMM이 보유한 지분을 기존 주주에게 팔 수 있는 풋옵션을 가졌기 때문에 ㈜한진 입장에서도 언젠가 사들여야 할 지분이었다. 하지만 ㈜한진은 오히려 보유한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IMM의 지분을 사겠다고 적극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한진에게 부두 운영사의 일감을 증대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된 것도 아니다. 물량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해운사와 함께 운영하는 터미널도 아니라서 자체적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신항만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각에 따라서는 ㈜한진이 이번 지분인수로 감당해야 할 리스크를 스스로 키우고 있는 셈이다. 국내기업이 대주주인 유일한 부두 운영사라는 타이틀은 한층 더 공고히 할 수 있지만, 뚜렷한 일감 확보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호심탐탐 경영권을 노리는 외국계주주에게 다시 지분을 내놔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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