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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 '섀도마스크' 국산화 2년 유예…日부품 계속 일본 DNP에 18년 물량까지 주문 정황…국내 웨이브일렉트로 공급 불투명

이경주 기자공개 2017-02-24 08:27: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주요 부품인 '섀도마스크shadow mask)' 국산화 일정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기존에 쓰던 일본산 부품을 당분간 활용할 전망이다.

섀도마스크는 작은 구멍이 무수히 뚫려있는 얇은 전자판으로 디스플레이 해상도를 결정 짓는 핵심 부품이다. OLED패널은 패널 기판에 RGB(레드,그린,블루) 형광체 유기물질을 진공 증착시켜 만들어지는데 섀도마스크는 이 유기물들이 선택한 영역에만 증착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업체와 수년 간 연구개발을 진행해 섀도마스크 국산화를 위한 기술진보를 이뤘다. 하지만 일부 문제점이 발견되고 OLED 패널 공급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본산 부품을 계속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다수의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본 섀도마스크 업체 다이니폰프린팅(DNP)에 주요 플래그십 모델용 섀도마스크를 올해 뿐 아니라 내년 물량까지 독점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DNP는 글로벌 섀도마스크 시장 1위이며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섀도마스크 대부분을 DNP에 의존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년 전부터 국내 중소기업인 웨이브일렉트로와 차세대 섀도마스크 개발을 추진해왔다. 웨이브일렉트로는 UHD(3840x2160) 급 고화소 디스플레이 양산을 가능케 하는 전기도금(electroforming) 방식으로 섀도마스크 개발을 진행해, QHD(2560x1440)에 머물고 있는 DNP를 대체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웨이브일렉트로는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구성과 관련된 문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섀도마스크는 소모성 부품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중요하다. 내구성이 약하면 패널을 제조할 때 더 많은 섀도마스크를 써야한다.

부품업계에선 내구성과 관련된 수치를 '열팽창 계수'로 파악한다. 웨이브일렉트로가 개발한 섀도마스크는 열팽창계수가 기존 제품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공개될 예정인 갤럭시S8(가칭)용 OLED패널에는 웨이브일렉트로 섀도마스크가 채택되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반기 모델인 갤럭시노트8(가칭) 적용도 불투명해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국산화가 미뤄지고 있는 탓에 섀도마스크 원가절감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DNP는 경쟁자가 없어 높은 수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NP 섀도마스크 연간 매출은 2500~3000억 원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1250억~1500억 원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거꾸로 삼성디스플레이가 DNP에 그만큼 비싼 값을 주고 섀도마스크를 사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DNP에 독점 공급을 요구한 것은 물량 확보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현 시점에서 OLED패널의 가장 큰 경쟁자는 LG디스플레이(LGD)다. LGD는 올해 하반기 경북 구미 E5공장에서 중소형 OLED패널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에도 E6라인에서 양산이 예정돼 있다. E5, E6 양산규모는 6세대(1500×1850mm) 마더글래스(원판) 기준 각각 월1만 5000장(15K)으로 총 3만장(30K)이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DNP 물량을 선점하고 있는 탓에 E5공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술 열위에 있는 일본 토판 프린팅(Toppan)으로부터 섀도마스크를 조달받아 양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DNP 물량을 포기하면 LG디스플레이가 이를 대신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OLED패널 채택이 늘면서 핵심 부품인 섀도마스크의 물량 부족도 우려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중소형 OLED패널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엔 섀도마스크 수급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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