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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싱가포르 면세사업 반등 가능할까 [Company Watch]1528억 투입 불구 1383억 순손실, 347억 회수불가능

박창현 기자공개 2017-03-08 08:23:1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7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싱가포르 면세사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남은 건 1300억 원의 누적 순손실뿐이다. 호텔신라는 싱가포르법인의 실적 추이를 감안할 때 투자원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 처음으로 투자금의 20%를 손실로 처리했다. 호텔신라는 향후 마케팅 역량 강화를 통해 싱가포르 면세사업의 실적 반전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호텔신라는 2012년 싱가포르 면세사업 투자를 위해 현지법인 'Shilla Travel Retail(이하 싱가포르법인)'를 설립했다. 아시아 3대 허브 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면세점을 내고 향수와 화장품 운영권을 따내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호텔신라

호텔신라는 싱가포르법인을 해외 면세점 진출의 첨병으로 삼아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역시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기며 힘을 실어줬다. 2015년에는 창이공항에서 열린 화장품·향수 매장 그랜드 오픈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대규모 자금 투자도 이뤄졌다. 2012년과 2013년 두 해 동안에는 사업 초기 비용으로 30억 원을 투입했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선 2014년부터는 매년 수백억 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281억 원, 329억 원을 신규 출자했고, 지난해에는 885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전사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법인은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창이공항의 경우, 유동 이용객 수가 많지만 대부분 환승객과 비지니스 고객들인 탓에 호텔신라도 흑자 수익구조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싱가포르법인은 2012년 법인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순이익을 내지 못했다. 특히 사업이 본격화된 2014년 이후 오히려 적자폭이 커졌다. 2014년에 391억 원의 손실을 냈고 이듬해에는 역대 최대인 60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37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이 발생했다.

누적된 손실 탓에 2014년과 2015년에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800억 원의 넘는 신규 자금을 수혈한 덕분에 지난해에는 다행히 자본잠식을 면할 수 있었다.

호텔신라가 현재까지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1528억 원에 달한다. 과감한 투자에 누적 손실 1383억 원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되자 호텔신라도 결단을 내렸다. 호텔신라는 싱가포르법인에 대한 손상검사를 단행해 현재 장부금액과 회수가능액을 비교했다. 검사 결과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객관적인 가치 하락 증거가 있다고 판단, 투자금액 중 347억 원을 손실 처리했다. 싱가포르법인에 1528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실제 회수 가능금액은 1180억 원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결국 그 차액만큼 호텔신라가 고스란히 비용으로 떠안게 됐다.

호텔신라는 향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면 판매 강화와 국내 마케팅 기법 도입 등을 통해 올해는 월 단위 흑자전환을 꾀할 계획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인천국제공항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크지만 면세점 매출 총액은 더 작다"며 "인당 구매 단가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에 올해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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