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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압박' 박삼구, 절묘한 자금조달 '신호탄' HNA, 기내식과 바꾼 1600억 BW…컨소시엄 허가 요구 '연관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7-03-16 10:03:21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5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신호탄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사업권을 받아간 하이난항공(HNA)그룹은 지주사 금호홀딩스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과 무관한 투자란 입장이지만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투자 발표 시점으로 봤을 때는 산업은행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란 평가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중국 HNA그룹이 금호홀딩스에 16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금호홀딩스가 발생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받아가는 방식이다. 20년 만기로 발행할 예정인 BW는 액면 이율 '0%'가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자를 전혀 받지 않기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파격적인 투자로 거론된다.

HNA그룹이 이처럼 금호그룹에 유리해 보이는 투자를 결정한 배경은 기내식 공급 사업을 넘겨준 덕분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세계적인 케이터링 업체 게이트 고메 스위스가 설립한 한국 법인 게이트 고메 코리아 지분 40%를 지난해 말 받아왔다.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키로 하면서 선제적으로 만든 법인이었다. 게이트 고메 스위스는 HNA그룹(홀딩스)의 자회사다.

눈에 띄는 부분은 아시아나항공이 게이트 고메 코리아와 맺은 기내식 공급계약이 무려 30년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내식을 맡아왔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5년 마다 계약 기간을 갱신해왔다. 결국 박 회장이 HNA그룹으로부터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투자를 약속받으면서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의 장기 계약을 맺어준 것으로 해석됐다. 파격적인 조건이 달린 '공급계약'과 'BW'를 서로 주고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BW 발행 공시에도 조달 목적을 '운영자금'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으로 이를 활용하더라도 그룹 운영을 위한 자금 성향으로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완전히 동떨어진 성격의 움직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금호홀딩스와 박 회장이 HNA그룹의 자금 투자 소식을 현 시점에 갑작스럽게 터트린 것도 금호타이어 인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자금 조달로 해석되고 있다. 박 회장은 앞서 13일 금호타이어 주간은행인 산업은행 측에 우선매수권 행사 제한 조건들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제3자 양도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게 허용해주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박 회장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선 상태다.

산업은행이 이를 허용해주면 박 회장은 그 범위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과 2010년 맺은 우선매수권 협약에 포함된 제3자 양도 불가 조항을 폭넓게 해석해 컨소시엄 구성시 이를 박탈하고, 또 금호그룹 계열도 자금 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박 회장은 산업은행이 이를 주주협의회 등에 안건 부의 없이 일방적으로 막고 있다며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런 가운데 HNA그룹으로부터 1600억 원대 자금 조달 소식을 터트린 것은 산업은행이 만약 컨소시엄을 허용해주면 인수 대금을 충분히 끌어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관측되고 있다. 법적 대응시 충분히 유리하게 활용할 수도 있어 보이는 카드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과 소송전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내부에서 법리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선매수권 협약 내용과 컨소시엄 및 제3자 양도 불허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 여부를 원점에서 재차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그 결과에 따라 불허 입장을 뒤집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다만 산업은행은 아직까지 박 회장의 주장이 받아들일만한 성질의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업 공급권을 넘겨주면서 이에 대한 자금 투자가 박삼구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그룹을 지배하는 정점에 서 있는 금호홀딩스로 이어졌다는 점을 주목해봐야 한다"며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HNA그룹과 접촉했고 그 대가로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관측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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