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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없다던 SK, LG 실트론 2대주주 지분 인수 타진 특별결의 의결·차이나 리스크 우려한 듯

윤지혜 기자공개 2017-04-06 08:18:34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4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실트론 경영권 지분을 사들인 SK그룹이 결국 2대주주 지분 인수 협상에 나섰다. 표면적으론 '2대주주 지분 인수에 관심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 왔지만, 내부적으론 특별결의 충족이 가능한 안정적 의결권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2대주주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키로 내부에서 의견을 모았다.

SK그룹이 2대주주 지분 인수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현재 확보한 지분 규모로는 SK그룹이 LG실트론을 인수한 후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내 상법상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하는데 의결권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SK그룹이 사들인 51%는 이에 못미친다. 즉 SK그룹이 정관 및 회사의 사명 변경 등 주요 결정을 내릴 때 2대주주인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KTB PE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2대주주들이 SK그룹의 경영권 행사에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SK그룹이 LG실트론을 인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은행과 KTB PE가 잔여지분을 묶어 다른 투자자에게 공동 매각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혹여 SK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게 되더라도 특별결의 동의 문제를 빌미로 거래 협상력을 높일 여지가 있다.

비견한 예로, 'LG실트론'이란 상호를 'SK실트론'으로 변경하는 문제만 해도 2대주주들이 반대하면 특별결의 의결권을 충족하지 못해 무산될 수 있다.

아울러 만약 2대주주 지분이 중국 경쟁업체에 팔리는 상황까지 간다면 SK입장에서는 LG실트론 성장을 이끌어내는데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현재 SK그룹이 LG실트론 경영권 인수를 완료하려면 중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중국에서는 정부의 반도체 산업 굴기 육성안으로 중국투자자들이 LG실트론 지분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SK그룹 내부에서 회의를 거친 결과 LG실트론 잔여 지분이 다른 투자자에게 넘어가는 걸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해 최근 2대주주들에게 인수 의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2대주주가 당초 3월로 계획했던 지분 매각 입찰을 예정보다 늦추게 된 것도 이 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단 SK그룹이 매입을 원하는 지분이 2대주주단 지분 전체가 될 지 일부만 될지는 불확실하다. 특별결의 물량을 충족하려는 SK그룹 입장에서는 현재 지분보다 16%가량만 더 필요하지만, 2대주주들은 각자 보유한 지분을 묶어 함께 팔길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등 옛 보고펀드의 채권단과 KTB PE는 각각 29.4%, 19.6%를 나눠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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