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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트럼프발 대북 리스크 극복 성공 [Deal Story]지정학적 리스크에 투자자들 과민 반응…한국물 우량 신용도로 완판

이길용 기자공개 2017-04-14 08:21:34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3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 만에 글로벌본드(RegS/144a) 시장에 복귀한 한국도로공사의 복귀전은 쉽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 위험을 회피하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다만 한국물 자체의 우량 신용도가 유지되고 있어 글로벌 우량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한국물을 매입해 준 덕분에 한국도로공사는 완판에 성공했다.

◇ 트럼프, 북한 강경 대응…지정학적 리스크 현실화

한국도로공사는 4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트랜치는 3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 단일 트랜치로 구성됐으며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는 3개월 리보(Libor)에 8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최종 주문은 6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에 그쳤으며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리보 + 70bp로 결정됐다.

수요가 부진했던 것은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를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비롯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북한에 대한 리스크에 크게 우려하는 시각은 많이 사라졌다. 실제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글로벌 투자자들이 깨달으면서 한국물 시장에서 북한으로 인한 타격은 제한적이었다.

일례로 지난해 1월 6일 산업은행이 프라이싱을 했던 1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에서 이런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당일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수요 모집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총 316개 기관으로부터 47억 달러의 자금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북한에 대한 리스크보다는 2015년 말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한 노치 상향을 더욱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탄생 이후 국제 정세는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한국도로공사 글로벌본드 딜에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당초 트럼프는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서는 시리아 알 아사드 정부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시리아가 화학 무기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63시간 만에 시리아 정부군 공군 기지 등을 토마호크 미사일로 타격하기 시작했다. 시리아 공습 이후에는 목표가 북한으로 바뀌었다.

호주에 갈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의 칼빈슨 항모전단은 한반도로 방향을 틀었으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계속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며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중국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11일 밤부터 미국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던 한국도로공사 입장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주문을 받는데 악재를 맞았다.

◇ 한국물 우량 신용도 입증…세컨더리 금리 보다 낮게 발행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상황은 악화됐지만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완판에 성공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초 5억 달러까지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수요가 이전만큼 넉넉치 않아 4억 달러로 발행 규모를 조절했다.

일부 투자자들의 이탈이 있었지만 한국물을 찾는 우량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량한 한국도로공사의 채권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은 한국도로공사는 국가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 국가 신용등급과 신용도가 동일하다. 무디스는 Aa2(안정적), S&P AA(안정적)으로 평정하고 있다.

한국물 프라이싱이 타이트하게 진행되면서 한국물이 비싸다는 투자자들의 불평불만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우량한 신용도 덕분에 조달 금리도 꾸준히 낮게 유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딜에서 세컨더리(Secondary·유통시장) 금리보다 낮게 조달 금리를 확정해 사실상 뉴이슈프리미엄(New Issue Premium·NIP) 지불 없이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도이치증권, 노무라증권이 주관했다. 법률자문사는 법무법인 광장과 심슨대처&바틀렛(Simpson Thacher & Bartlett)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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