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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해소비용 4조 세이브 [삼성 지주사 백지화]지주사 전환 시 5.4조 소요 전망…현 구조에선 1.4조

이경주 기자공개 2017-05-10 08:21:29

이 기사는 2017년 05월 08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재편을 포기하며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데 드는 비용은 오히려 4조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4조4000억 원 규모의 삼성물산 보유 삼성생명 지분 매각 절차가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 구조에선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1조4000억 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만 해소하면 된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현재 7개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는데, 현 지배구조에서 이를 해소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조4000억 원 규모다. 7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으로 시작해 삼성SDI나 삼성전기, 삼성화재로 끝을 맺는 특징이 있다. 이들 3개사는 다시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해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그룹 순환출자

삼성전기로 끝나는 고리는 '△삼성물산(19.34%)→삼성생명(7.55%)→삼성전자(23.69%)→삼성전기(2.61%)→삼성물산' 등 3개다. 삼성SDI가 끝단인 고리도 '△삼성물산(19.34%)→삼성생명(7.55%)→삼성전자(19.58%)→삼성SDI(2.11%)→삼성물산' 등 3개다. 삼성화재 끝단 고리는 '△삼성물산(19.34%, 투자회사 지분율)→삼성생명(14.98%)→삼성화재(1.37%)→삼성물산' 하나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려면 고리에 참여하고 있는 계열사 중 한 곳만 계열사 투자지분을 회수하면 된다. 하지만 삼성물산이나 고리 중간 단계에 있는 계열사들이 지분을 털면 그룹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끝단에 있는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화재 등 3개사가 삼성물산 지분을 처리하는 것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돼 왔다.

3개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총 6.09%(1166만55주)다. 이달 4일 종가 기준 1조4458억 원 가치의 물량이다. 지분 2.61% 보유한 삼성전기 몫이 62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삼성SDI(지분율 2.11%)는 5013억 원, 삼성화재(1.37%)는 3245억 원이다.

삼성물산 지분 가치

하지만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게 되면 비용이 4배 규모로 치솟는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사모펀드 엘리엇이 제안한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삼성전자 투자회사와 삼성물산 합병 등을 통한 지배구조 재편 안을 받아들여 긍정 검토했었다.

이 과정에서 순환출자고리 7개 중 5개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쳤었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간 상호출자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부 고리도 함께 해소되는 구조였다. 삼성그룹과 같은 대기업집단은 공정거래법 상 계열사 간 서로 지분을 보유하는 상호출자가 금지된다.

삼성전자 투자회사가 삼성물산과 합병을 하게 되면 합병회사(가칭 삼성홀딩스)는 삼성생명과 상호출자 관계에 놓이게 된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7.5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인적분할 시 투자회사 지분을 같은 비율(7.55%)로 보유하게 된다. 반면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을 14.98%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투자회사와 합병하게 되면 삼성생명과 지분을 서로 교차 소유하게 되는 구조다.

때문에 합병 전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정리하거나,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투자회사 지분을 털어야 법 위반을 피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이 후자보다는 전자를 택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쳤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한 대금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매입할 경우 그룹 지배력 강화와 금산분리 규제를 피할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상호출자를 피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한 대금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압하게 되면 삼성그룹 입장에서도 강화되는 법규제(보험업법 개정안 등)에 대해 선제적 대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 순환출자고리는 2개만 남고 모두 해소된다. '삼성물산→삼성생명→기타→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5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4조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14.98%)은 4일 종가 기준 4조3524억 원 가치에 달한다. 여기에 나머지 2개 고리를 해소하는 데에도 약 1조1000억 원이 든다.

결과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통한 순환출자고리 해소에는 약 5조 4000억 원 가량이 소요된다. 현 구조에서 드는 비용(약 1조 4000억 원)보다 4조 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중장기적으로 순환출자고리를 모두 해소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지주사 전환을 통한 해소보다 비용이 오히려 수조 원 적게 드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전환에는 순환출자고리 해소 외에도 관련법 요건 충족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수 있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삼성홀딩스)는 자회사 지분을 상장사 경우 20%, 비상장 40%를 보유해야 한다.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업계는 삼성홀딩스가 삼성전자 투자회사 지분을 20% 확보하는 데만 20조 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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