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12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호텔롯데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상의 지주사 요건 완비와 순환출자 해소 등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장 후보군으로 롯데카드와 코리아세븐 등이 거론된다.

롯데그룹은 오는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인적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모두 합병해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롯데홀딩스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각각 0%, 11.8%, 19.3%, 22.1%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롯데홀딩스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의 경우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현재 국회 계류돼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주사의 자회사 최소 지분율 요건이 상장과 비상장 각각 30%와 50%로 강화된다. 새로 만들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도 지주회사 전환 후 6개월 이내에 해소해야 한다.

이 때문에 롯데홀딩스가 지주사 지분율 요건을 갖추고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지주회사 전환에 총 5조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상장 자회사 주가가 오를 경우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롯데홀딩스가 차입을 일으켜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부채비율을 200% 밑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부채비율 기준이 100%로 강화된다. 차입이 아닌 다른 방식의 자금조달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IB업계는 롯데홀딩스의 비상장 계열사 IPO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상장 자회사인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지분 이외에도 롯데카드(93.8%), 롯데캐피탈(25.6%), 코리아세븐(67.6%), 롯데리아(54.4%), 대홍기획(44.0%), 롯데정보통신(7.7%) 등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갖게 된다.

이 중 롯데카드의 상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쇼핑이 9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지주사 전환 이후 구주 매출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데 유리하다는 평가다. 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도 상장을 통해 롯데홀딩스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과 주식 스왑 만으로 지주사 요건을 갖추고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추가로 자금이 필요하다면 다른 비상장 계열사 IPO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