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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실업 제마뎁 인수 MOU…CJ 다음 행보는 물류사업부문 JV설립 추진 중에 태광실업으로 주주변경…협업이나 결렬

윤동희 기자공개 2017-06-21 06:40: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6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실업이 베트남의 항만·물류회사 제마뎁(Gemadept)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물류사업부만 분할해 인수하려던 CJ대한통운으로선 전략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16일 태광실업 관계자는 "제마뎁 인수를 위해 MOU를 맺었다"며 "실사 등을 거쳐 최종 인수 여부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 건은 제마뎁 최대주주 지분 취득이 가능한 전환사채(CB)다. 이 CB는 베트남 인베스트먼트 그룹(Vietnam Investment Group·VIG)이 보유하고 있으며 BDA가 매각주관사를 맡고 있다.

현재 제마뎁의 주주 구성은 베트남 정부가 8.7%를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이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다. 현재로서는 확실한 1대 주주가 없는 상황이다. VIG는 4000만 달러 규모의 CB를 보유하고 있는데 베트남 증권사 VCBS가 지난해 발표한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VIG의 지분율은 29%로 최대주주가 된다.

태광실업이 아직 상세실사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인수 여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태광실업보다 더 오래 전부터 제마뎁 인수에 눈독을 들여온 CJ대한통운의 다음 행보다.

CJ대한통운은 수년 전부터 제마뎁의 물류 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해 왔다. 제마뎁의 사업부는 항만과 물류, 신사업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매출은 사실상 물류와 항만 사업부에서만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물류의 매출비중이 57%, 항만의 매출비중이 43%였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항만 비중이 68%, 물류 비중이 32%이다.

CJ대한통운은 물류 사업부를 분할해 100% 자회사로 만들기 보다는 제마뎁과 51대 49의 비율로 합자회사(JV)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수년 동안 항만 지분을 매각하는 등 관련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물류를 제외한 비핵심사업은 추려내는 기조라 제마뎁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항만사업은 애초에 인수 대상으로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태광실업이 제마뎁 대주주가 된다고 해서 CJ대한통운이 반드시 손을 뗄 필요는 없다. 사업부문을 완전히 떼가는 게 아닌 만큼 태광실업과 협상을 한다면 기존에 CJ대한통운이 추진해 온 대로 구조를 짤 수 있다. 기존 제마뎁과 JV를 만드는 게 아니라 태광실업으로 주주가 바뀐 제마뎁과 JV를 만드는 것으로 내용이 변경되는 것 뿐이다.

태광실업의 베트남에서의 존재감은 크다. 태광실업은 1994년 베트남에 진출해 태광비나, 베트남 목바이 등 베트남 기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태광 파워 홀딩스를 통해 베트남 정부의 신뢰 없이는 진행하기 어려운 남딩 석탄화력 발전소 설립·운영권을 따내는 등 베트남에서의 확실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현지기업은 아니지만 태광실업과 협력 시 시너지도 노려볼 수도 있다.

반대로 시장 일각에서는 태광실업이 VIG와 MOU를 맺어 CJ대한통운이 제마뎁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태광실업이 항만과 물류사업 모두에 관심이 있어 VIG와 MOU를 맺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별도의 사업 파트너를 물색할 의지가 없을 수 있다.

이 경우 CJ대한통운의 동남아시아 거점확대를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다. 베트남은 중국·라오스·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국토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다. 제마뎁은 이러한 지형에서 전 지역에 걸쳐 물류체계를 구축한 몇 안되는 회사다. 베트남뿐 아니라 베트남과 국경을 접한 지역과의 운송로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인수해야 하는 매물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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