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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실업, 제마뎁 도전장?…CJ 셈법 복잡 태광 "검토 초기단계일 뿐"…CJ, 물류사업부 인수 추진 선회 가능성

윤동희 기자공개 2017-05-29 14:50:22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4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대한통운이 베트남의 항만·물류회사 제마뎁(Gemadept)의 특정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태광실업이 회사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해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사업부문만 분할인수하려 했지만 태광실업이라는 변수가 나타나면서 컨소시엄이나 경쟁구도 형성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제마뎁 인수를 검토 중이다. 태광실업은 "단순히 관심을 보인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제마뎁 인수작업은 초기 단계로 거래 진행 속도나 성사 가능성은 장담하기 힘든 상태지만 태광실업의 등장만으로 거래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모양새다.

제마뎁과 관련한 거래는 크게 두 개의 거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추진 중인 사업부 분할 인수와 제마뎁 최대주주 지분 취득이 가능한 전환사채(CB) 거래다. CB는 과거 제마뎁에 투자했던 재무적투자자가 CJ대한통운의 거래와는 별개 매물로 나왔다.

CJ대한통운은 수년 전부터 제마뎁의 물류 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해 왔다. 정해진 것은 없지만 제마뎁에서 물류 사업부를 분할해 별도의 회사를 신설한 후 CJ대한통운이 해당회사 경영권 지분을 가져가되 현 제마뎁 주주와도 일정 수준 지분을 나눠갖는 형태가 유력했다.

제마뎁의 사업부는 항만과 물류, 신사업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매출은 사실상 물류와 항만 사업부에서만 발생하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물류의 매출비중이 57%, 항만의 매출비중이 43%였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항만 비중이 68%, 물류 비중이 32%이다.

항만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사업으로 물류전문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력도가 떨어진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수년 동안 항만 지분을 매각하는 등 관련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물류를 제외한 비핵심사업은 추려내는 기조인 만큼 제마뎁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항만사업까지 인수할 필요가 없다.

제마뎁 사업구조
제마뎁 사업구조 (출처: 2016 제마뎁 사업보고서)

제마뎁의 주주구성은 베트남 정부가 8.7%를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이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다. 현재로서는 확실한 1대 주주가 없는 상황이지만 베트남 인베스트먼트 그룹(Vietnam Investment Group·VIG)이 보유 중인 CB를 매각하면서 구도가 달라졌다. 주관사는 BDA다.

VIG는 4000만 달러 규모의 CB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증권사 VCBS가 지난해 발표한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VIG의 지분율은 29%로 최대주주가 된다. VIG는 아직 CB를 전환하지 않았다. 태광실업 등이 제마뎁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이 CB 입찰 건 때문이다.

태광실업은 단순히 거래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베트남에서의 위상을 감안하면 거래 관계자들이 무시할 수 있는 상황 또한 아니다. 태광실업은 1994년 베트남에 진출해 태광비나, 베트남 목바이 등 베트남 기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태광 파워 홀딩스를 통해 베트남 정부의 신뢰 없이는 진행하기 어려운 남딩 석탄화력 발전소 설립·운영권을 따내는 등 베트남에서의 확실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만약 태광실업이 VIG의 CB를 인수해 제마뎁의 최대주주가 될 경우 현재까지 CJ대한통운이 제마뎁 현 경영진과 협의해온 사업부 분할인수 건에 대해서는 재협상을 할 수 밖에 없다. CB거래 전에 분할거래가 끝나더라도 태광실업이 제마뎁의 최대주주가 될 경우도 마찬가지다.

CJ대한통운은 물류사업부를 분할해 해당 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형태가 아니라 일부 지분은 제마뎁이 보유하는 구조를 구상 중이다. 현지회사가 아니면서도 베트남에서의 존재감이 큰 한국계 기업과 사업적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태광실업을 제치고 CJ대한통운이 제마뎁 CB를 인수하는 시나리오도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장기간 제마뎁을 연구해오면서 전체 인수보다는 사업부 분할 인수가 가장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 회사의 반을 기존 주주와 절반씩 지분을 나눠갖는 당초 계획에 비해, 회사 전체의 경영권을 사오는 쪽에 자금이 4배 이상 투입될 수 밖에 없다. VIG의 의중대로 태광실업 등과 경쟁구도로 흘러가 원치않는 규모의 자금을 소요하고 비핵심사업부까지 떠안는 시나리오는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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