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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북한 ICBM 악재에도 달라진 몸값 입증 [Deal Story]지정학적 리스크 학습효과…신용도 개선에 최저 스프레드 달성

이길용 기자공개 2017-08-03 07:15:00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1일 14: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KP) 딜이 쏟아진 7월에는 거의 대부분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성황을 이룰 만큼 시장이 뜨거웠다. 7월 말 기획재정부로부터 발행 윈도우(Window)를 받은 KT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이뤄지면서 상황을 낙관할 수 없었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왑(CDS)이 1.5bp 벌어질 만큼 리스크가 시장에 반영됐지만 KT는 과감하게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에 도전했다. 최종 주문은 10억 달러에 그쳤지만 가격은 가산금리(스프레드) 기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난 4월 초만큼 크게 반영되지 않았고 KT의 신용도가 개선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지난달 31일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 선언(announce)하고 북빌딩(수요예측)에 돌입했다. 5년물 단일 트랜치(tranche)로 구성했으며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Pirce Guidance·IPG, 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110bp(area)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 7월은 한국물 시장이 엄청난 호황을 맞으면서 나간 딜마다 흥행에 성공했다. 교보생명 신종자본증권과 IBK기업은행 티어1(Tier-1) 코코본드는 각각 54억 달러와 20억 달러의 주문을 모았다. 산업은행 보증으로 유로본드(RegS)를 발행한 두산인프라코어도 최종 유효 수요 2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탈원전 이슈에 봉착한 한국수력원자력도 3억 달러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면서 4배에 달하는 12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했다.

이번주(7월 31일~8월 4일) 기획재정부로부터 발행 윈도우(Window)를 확보한 KT는 프라이싱(pricing)에 앞서 악재를 맞았다. 지난달 28일 밤 11시 41분 북한이 기습적으로 ICBM을 발사하면서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고조됐다.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조기 배치와 독자적 제재 방안 마련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한국물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다만 지난 3월 말과 4월 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 타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물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됐던 학습효과 덕분에 투심이 극도로 악화되지는 않았다. CDS가 1.5bp 가량 벌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기는 했지만 한국물에 대한 투심이 완전히 돌아서지는 않았다는 지적이다. KT가 글로벌본드 딜을 진행하면서 최대 수요는 16억 달러까지 모였고 금리를 축소시키는 단계에서 6억 달러의 주문이 이탈해 최종 유효 수요는 10억 달러로 집계됐다.

최종 가산금리(스프레드·Spread)는 5T에 92.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일드(Yield)와 쿠폰(Coupon)은 각각 2.754%와 2.625%를 기록했다. KT가 이번 딜에서 기록한 스프레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물 시장에서 일반 사기업이 발행한 5년물 중에서 기록한 가장 낮은 가산금리다.

KT는 현재 5년 만기물이 존재하지 않아 직접적인 유통금리를 산정할 수 없다. 지난해 KT가 발행한 10년물 글로벌본드의 유통금리(G-Spread)는 95bp 수준이다. 한국물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수출입은행의 5년물과 10년물의 유통금리는 각각 89bp와 84bp다. 일드커브(Yield Curve)가 역전돼 있는 상황을 가정하면 KT의 5년물 공정가치(Fair Value)는 100bp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딜에서 가산금리가 92.5bp로 결정되면서 KT는 7.5bp 수준의 네거티브 프리미엄(Negative Premium)을 지불했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서 한국물 투자 환경은 악화됐지만 KT의 신용도 개선 덕분에 오히려 최저 스프레드를 달성할 수 있었다. KT는 올해 1월 무디스(Moody's)로 부터 신용등급이 Baa1(긍정적)에서 A3(안정적)으로 한 노치 상향됐다. 무디스가 등급을 A급으로 올리면서 KT는 국제 신용평가 3사로부터 모두 A급으로 인정 받았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1월 KT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피치(Fitch)는 A-(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사업 확장과 4세대 이동통신(4G)에 대한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로 신용도가 저하됐던 흐름을 완전히 반전하면서 KT는 한국물 시장에서 몸값이 올랐다. 신용도가 개선되면서 KT는 SK텔레콤과 더불어 국제 신평사로부터 모두 A급 신용도를 받아낸 일반 사기업이 됐다. 다만 SK텔레콤이 지난 4년 간 외화 조달이 없어 사실상 KT가 A급 사기업의 대표 발행사 역할을 하고 있어 주문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주 간 로드쇼 과정에서 투자자들에 KT에 대한 강점을 충분히 설명했고 투자자들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ICBM이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투자자들도 이제는 이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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