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해운, 분할 후 제로 베이스였던 CP 다시 증가 2220억 유상증자 수혈에도 발행 지속…SK 측 "내달부터 물량 감축 계획"

양정우 기자공개 2017-08-16 15:19:29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1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A급 끝선(A-, 부정적)까지 몰린 SK해운에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올해 4월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회사 분할까지 단행했지만 차입 구조 단기화가 신용위험의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K해운의 기업어음(CP)은 선대 축소 등 사업 구조조정 후에도 증가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SK해운은 구조조정, 기업분할에 이어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추진했던 상황. 신용평가업계는 조달 안정성의 우려가 큰 CP를 늘어나는 데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미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신용등급은 한 노치만 하락하면 BBB급으로 떨어지게 된다.

옛 SK해운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신설법인(SK해운)은 옛 SK해운의 해운 사업에 관한 자산을 대부분 이전받았고, 존속법인(SK마리타임)은 결손금(4655억 원)을 모두 승계받았다. 신설 SK해운은 분할과 동시에 22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 단기차입금 활용도 증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신설 SK해운의 CP 잔량은 이날 기준 1775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SK마리타임의 경우 1765억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과거 발행된 CP는 모두 SK마리타임(존속법인)을 발행사로 명시하고 있지만 분할 과정에서 채무는 모두 신설법인으로 이전됐다. 한마디로 제로(0) 베이스에서 시작된 신설 SK해운의 CP 잔량이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clip20170811124101

옛 SK해운의 순차입금은 2016년 말 연결기준 4조 6226억 원에 달했다. 해운 시황의 침체로 탱커선과 벌크선 등 영업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순차입금/EBITDA가 38.3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SK해운의 자구책과 신평업계의 시선은 차입 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주고 있다.

총차입금 대비 많지는 않지만 기업어음 활용도를 늘리는 것은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다. 당장 해운업 리스크로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 가운데 단기 차입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그만큼 조달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해운 산업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이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점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 자체로 신용평가에서는 감점 요인이 되는 것.

SK해운의 크레딧 이슈를 점검하는 신평사들은 등급 하향 트리거로서 재무 구조를 빠짐없이 제시하고 있다. 차입금 감축 지연과 순차입금/EBITDA(15배 초과 지속) 지표는 단골 메뉴다. 신설 SK해운이 22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뒤로 차입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SK해운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220억 원은 회사채 만기를 대비해 보유하고 있다"며 "단기자금수요에 대비했을 뿐 내달부터는 CP 비중을 축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해운업황 회복 '언제쯤'…2019년까지 4587억 투자 지출

최근 운임 회복과 더불어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해운 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완연한 회복세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탱커선과 벌크선 시장은 굳어진 공급과잉 구조가 시황 개선을 제한하고 있다. 신평사들의 수급 전망에 따르면 이들 시장의 공급과잉 구조는 단기간 내에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 수급 구조가 소폭 개선되더라도 그동안 누적된 공급과잉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해운은 SK에너지와 SK가스,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자회사, 현대글로비스 등 우량 화주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전체 해상 운송 매출의 절반 가량이 이들 거래처와의 장기운송계약에서 나온다. 하지만 역시 탱커선과 벌크선의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에서 두 섹터는 59.8%(9817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연결기준 선대는 총 66척(사선 52척, 용선 14척)으로 탱커 25척, 가스선 13척, 벌크선 13척, 벙커링선 15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선대 규모를 축소한 만큼 수익성이 안정된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옛 SK해운은 2014년 후반부터 급격한 유가 하락과 업황의 장기 침체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호황기에 단행한 대규모 선대 투자와 해외법인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차입 규모가 크게 확대돼 왔다. 자난해엔 연결기준 5121억 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사업구조조정에 이르게 됐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4083억 원) 축소와 영업 적자(6억 원)가 지속됐다.

신설 SK해운의 현재 재무구조는 일단 지난해 말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를 단행한 동시에 SK마리타임이 결손금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금창출능력과 비교해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대규모 투자 지출도 이어가야 한다. 총 9척의 신조선(가스선 8척, 벌크선 1척)을 도입하기 위해 오는 2019년까지 총 413 백만 달러(4587억 원)를 투입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