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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론자' 이동걸, 금호타이어 매각 실패 어떻게 볼까 [금호타이어 M&A]경고성 압박 현실화 촉각

김장환 기자공개 2017-09-11 10:58:0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8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회장이 퇴임하고 동명의 이동걸 동국대 교수가 회장 내정자로 7일 선임돼 산업은행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등 시위 움직임이 예상되나 대통령 임면 절차가 완료되면 곧바로 이 내정자의 정식 회장 직무 수행이 시작된다. 오는 11일 취임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지지부진 미뤄졌던 회장 교체가 갑작스럽게 이뤄지자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산업은행의 다방면 현안에 이번 인선이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건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해오다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이다. 업계에서는 이 내정자의 성향을 기반으로 이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선 이 내정자는 금융업계에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다. 아울러 '재벌개혁'을 오래 전부터 외쳤다는 점도 유명하다. 노무현 정권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 경제분과위원을 맡으면서부터 재벌개혁을 주장해왔다. 당시 정권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금융연구원장 등을 역임할 당시에도 마찬가지 소신을 보였다. 최근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정권 재벌개혁은 실패했다"며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언뜻 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비슷한 성향으로 비쳐진다.

그의 원칙주의와 재벌개혁 소신을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하는데 사실상 실패하면서 다양한 후속 방안을 준비 중에 있다. 박삼구 회장 등 금호타이어 경영진에게 자구계획안을 요구했다. 만약 자구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경영권 박탈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매각 실패시 금호타이어가 경영 위기 파고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이 혼재된 기업회생 방식인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까지 고려하고 있다.

정작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이 시작되면서부터 비슷한 엄포만 꾸준히 놨을 뿐 이를 실현에 옮긴 적은 전혀 없다. 금호산업이 상표권을 무기 삼아 금호타이어 매각에 찬물을 끼얹을 때도 똑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산업은행은 상표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 매각 방해로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매수권을 해약할 수 있다고 했다. 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도 단골 메뉴였다. 사실 박 회장이 2016년 금호산업을 되찾아 갈 때도 산업은행은 거의 비슷한 말을 했다. 잘 알려졌듯이 이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오히려 금호산업의 상표권 요구를 모두 수용해주기까지 했다. 금호산업은 금호타이어 매각시 연간 상표권 사용료율을 매출액의 0.5%로 하고 20년간 의무사용 조건을 내걸었다. 매각 협상자였던 더블스타에게는 늘어난 상표권 사용료를 산업은행이 직접 보전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2분기 '어닝쇼크'까지 터져 금호타이어 매각가는 기존 9550억 원에서 8000억 원까지 낮춰져 버렸다. '원칙론' 대로면 결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었다.

어찌 됐든 확실한 부분은 금호타이어가 향후 산업은행에 내야 할 자구계획안은 곧 이 내정자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 내정자의 성향을 봤을 때 그만큼 치밀하게 준비된 자구계획안이 돼야 할 것이란 평가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그동안 엄포에만 그쳤던 산업은행의 경고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의 성향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원칙주의자란 별명에 걸맞게 산업은행의 각종 현안들을 소신대로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잡음이 많았던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에도 이 내정자의 성향이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의 갑작스런 회장 교체가 박 회장에게 결코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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