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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은' 조정을 겁낼 필요없다 [Market Insight from SC]

스티브 브라이스 SCB그룹 수석 투자전략가공개 2017-09-21 08:09:55

[편집자주]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B) 자산관리본부의 주요 투자전략을 더벨이 기획 연재합니다. 칼럼진에는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글로벌 투자전략 총괄과 클라이브 맥도넬(Clive McDonnell) 주식부문 총괄 대표전략가, 맨프릿 길(Manpreet Gill ) FICC 총괄 대표전략가 등 스탠다드차타드의 투자전략가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이 칼럼은 국내에서 더벨이 독점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8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티브 브라이스
글로벌 주식시장은 최근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5% 이상 하락한 적이 없고 2016년 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0%의 조정을 보인 적이 없다. 그 동안 주식 시장은 브렉시트, 트럼프 대통령 당선, 북한의 수위 높은 도발 등 몇 가지 예상밖의 이벤트들을 겪으면서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런 예외적인 트렌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또 언젠가 발생할 시장 조정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첫 번째 질문에 먼저 답하자면, 주식 시장의 지속적인 랠리를 뒷받침하는 원동력으로 거시경제 차원의 펀더멘털 개선, 탄탄한 기업 이익, 풍부한 유동성 등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 세가지 요인이 맞물리면서 주식 시장의 눈부신 성과를 견인하고 있다.

거시경제적 환경부터 살펴보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선진 시장뿐 아니라 신흥 시장에서도 경제성장이 나타나며 세계 경제가 동조화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위기 이후의 상황과 크게 대조되는 경제 환경으로, 처음에는 중국의 유례없는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신흥 시장이 글로벌 경제 성장을 주도했으며, 이후 미국이 바통을 이어 받아 글로벌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 지난 1년 동안 유럽이 글로벌 경제 성장 흐름에 일조했으며 이제 일본이 점차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글로벌 경제 성장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유지되면서 위험 자산에 긍정적인 소위 '골디락스'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우호적인 거시경제적 환경은 기업 이익에까지 파급 효과를 미쳤다. 예를 들어, 컨센서스 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향후 12 개월 기준으로 미국, 유로존, 일본, 중국 모두 10% 이상의 기업 이익 성장이 예상되며, 이는 주식시장 펀더멘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대부분 선진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있었지만 미국도 여기에 포함됨) 여전히 극단적으로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취하면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전세계적으로 금융 조건이 완화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현금 수준이 높아졌으며,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현금은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었다. 즉, 기관 투자자의 현금은 지난 1년간 시장의 조정 폭을 제한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 단기적으로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세 가지 요인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향후 몇 개월래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적당한 수준의 상승은 오히려 불안을 덜어줄 수 있다. 그 이유는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폄하했던 필립스 곡선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립스 곡선은 실업률 하락이 임금 인상 압력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 (실업률과 임금 상승률은 반비례관계)을 의미한다. 필립스 곡선이 향후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정확한 수단은 아닐지 몰라도 두 가지 지표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기본적인 이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선진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고용 시장이 타이트해지면서 그 시기와 정도는 불확실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지속된 완화적 통화 정책을 일부 축소하거나 폐지할 중앙 은행이 점점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렇다 해도 그러한 통화정책 기조의 변경이 점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에는 항상 리스크가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채권 금리 상승 압력이 점진적으로 높아져 예상 수익 관점에서 주식보다 채권의 매력이 더 돋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앞으로 예정된 이벤트 리스크도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과 북한의 긴장감 고조; 미국의 부채 한도 논의 및 미 연준의 자산 축소 가능성, 유럽중앙은행의 초완화적인 통화 정책 축소, 무역 이슈를 둘러싸고 중국과 멕시코에 대해 미국이 더 호전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북한이 핵 실험과 미국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면서 북한 관련 리스크가 확실히 증가했다.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높이면서 잘못된 판단이 나올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부 주식 시장의 기술적 지표가 최근 둔화되었다. 얼마간 고전하던 미국 S&P500 지수가 반등하며 50일 이동평균선 (이평선)을 상향돌파하는 데 성공했지만, 유로존과 일본의 주요 지수는 장기 (200일) 이평선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유로존 지수가 이평선을 하향 이탈한다면 다른 주식시장이 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온스당 1200~1300 달러에서 형성되었던 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했고 올해 2.1%~2.6% 사이에 머물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박스권 하단에 근접하고 있다.

상기한 요인들로 인해 향후 1~3개월 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변동성 요인들로 인해 9년째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전환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선진시장(DM)과 이머징마켓(EM)에서 모두 글로벌 경제 성장이 가속화됨에 따라 주요 시장의 기업 매출과 이익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예상을 상회하고 있고, 이에 따라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한편 채권 금리 상승이 제한적이고 중앙 은행의 긴축 기조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주식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너무 오랫동안 없었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글로벌 주식 시장의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그 폭이 크거나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펀더멘털이 여전히 과도한 수준으로 우호적이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리스크 이벤트가 발생해야만 주식 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변동성 요인들로 인해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주식 시장에 변동성이 나타날 때마다 이를 분할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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