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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주택, 부영그룹 자금줄...누적 대여금 1조 [시평 급상승 건설사 분석]②고금리 유동성 지원, 부영엔터테인먼트·부영주택 등 금고 역할

이명관 기자공개 2017-09-27 08:16:46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의 시공능력평가는 업계 순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순위의 높낮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시공능력평가 추이만 추적해 봐도 건설사들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수 있다. 더벨에서 시공능력평가가 급상승하거나 10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건설사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광주택이 부영그룹 계열사 돈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계열사 대여금 누적 총액이 1조 원을 상회한다. 계열사에 지원한 자금 대부분이 토지 매입을 비롯한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다. 동광주택의 탄탄한 자금력이 그룹 경영에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영주택·부영엔터테인먼트 대여금 증가

동광주택이 계열사에게 자금을 빌려주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 11월이다. 당시 그룹 계열사인 부영엔터테인먼트에게 5억 원을 빌려줬다. 자금 대여는 동광주택 재무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2009년 12월 동광주택산업에서 분할해 설립된 동광주택은 당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264억 원에 달했다. 대부분 임대사업에 필요한 토지 매입을 위해 쌓아둔 자금이다. 자본총계는 5052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119.29%였다. 2010년에는 실적이 부진했다. 매출액은 305억 원, 영업손실은 30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결손금 증가로 이어졌고, 2010년 말 기준 동광주택의 부채비율은 155.19%로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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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원은 계속됐다. 동광주택은 2011년 동일한 조건으로 15억 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2년 새 20억 원을 계열사에 지원했다.

당시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부영엔터테인먼트와 부영그룹은 대주주가 가족으로 묶인 특수관계다.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삼남인 이성한 대표의 개인회사다.

부영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시작된 동광주택의 계열사 자금 지원은 계열 핵심인 부영주택으로 확대된다.

2011년 동광주택이 부영주택에게 빌려준 자금 규모는 1000억 원이다. 이듬해에는 대여금 규모가 한층 증가한다. 동광주택은 부영주택에게 6차례에 걸쳐 총 2600억 원을 빌려줬다. 이는 2012년 동광주택 총 대여금의 91%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후로도 동광주택은 매년 부영주택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이어갔다. 2013년 680억 원, 2014년 140억 원, 2015년 2650억 원 등이다. 지난해까지 부영주택에게 빌려준 자금 총액은 7070억 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중 5000억 원 이상을 회수해 남은 대여금은 1467억 원이다.

부영주택이 신규 주택 사업을 진행하면서 동광주택의 자금력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부영주택은 계열사로 조달한 자금을 아파트 건설과 토지구입 대금으로 활용해왔다. 동광주택의 자금 지원 덕분에 부영주택이 국내 최대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로 성장한 셈이다.

부영주택은 2009년 ㈜부영에서 주택사업과 해외사업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이후 가파른 외형 성장세를 보였다. 분할 직후인 2010년 매출액 886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1년 처음으로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했다. 2013년 매출액 1조 5760억 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1조 5000억 원대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1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수직 상승했다. 2011년 75위에서 올해 63계단 상승한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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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대여, 이자수익 짭짤하네

부영주택 외에 ㈜부영, 부영CC, 동광주택산업 등 그룹 계열사들도 지난 수년 동안 동광주택을 대출처로 활용해왔다. 동광주택이 계열사를 대상으로 빌려준 자금은 2011년 1054억 원, 2012년 2907억 원, 2013년 832억 원 등 매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했다. 계열사 대여금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5년으로 5074억 원이었다.

동광주택이 2011년부터 계열사를 대상으로 빌려준 자금 총액은 1조 812억 원이다. 이중 대여금 액수가 가장 많았던 부영주택의 비중은 약 65%다.

반면 자금 회수는 더디게 진행됐고, 대여금 잔액은 해마다 늘었다. 동광주택의 계열사 대여금 잔액은 2012년 2814억 원, 2013년 3437억 원, 2014년 3904억 원, 2015년 4404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상환액이 대여액보다 많아지면서 대여금 잔액이 3862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주목할 점은 부영 계열사들이 외부 금융기관에서 차입하는 것보다 동광주택에서 차입할 때 이자율이 더 높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 빌린 일반대출 금리는 장·단기 포함 3~4%대였지만 동광주택은 계열사를 상대로 4.6%~5.5% 수준으로 자금을 대출했다.

덕분에 동광주택은 꾸준히 이자수익을 거둬들였다. 계열사 대여금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이자수익도 증가했다. 2011년 45억 원이던 이자수익은 2012년 100억 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4년 206억 원에 이어 지난해 249억 원을 기록했다. 분양전환 물량에 따라 실적 부침이 심한 동광주택 입장에서 이자수익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부영그룹이 동광주택을 자금 조달처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대외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 차입의 경우 예기치 못한 대외 환경 변화로 갑작스레 차입금 상환 압박이 생길 여지가 있다"며 "반면 계열사 대여금은 이런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동광주택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의 자금 지원 요청에 따라 대여금이 발생했다"며 "해당 자금은 대부분 토지 매입 등에 활용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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