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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엘리트, '불안한 선두' 돌파구 마련할까 [학생복 춘추전국시대]①외형·수익성 악화로 '주관구매제' 불참 번복…1위 지위 흔들

노아름 기자공개 2017-10-26 08:34:29

[편집자주]

학령인구 급감과 학교주관구매제도 시행으로 교복업계가 혼돈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매해 10%씩 쪼그라드는 중고등학교 입학생 인구는 90만 명 수준으로 줄었고, 입찰가가 학교주관구매제도의 주요 요소로 부각되며 교복업체의 시장점유율 변동이 가시화됐다.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학생복·단체복업계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다각화와 재무 활동에 기초한 성장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4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0여년 업력을 바탕으로 학생복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형지엘리트가 선두 자리를 내어줄 위기에 처했다.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 시행 이후 외형이 부침을 거듭했다. 아이비클럽 등 경쟁사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969년 제일모직에서 첫 발을 뗀 형지엘리트는 1997년 학생복 완제품을 출시하며 새한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02년 에리트베이직 법인을 설립한 뒤 200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형지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시점은 2013년이다. 2013년 11월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은 당시 지분을 100% 들고 있던 에모다를 통해 형지엘리트의 지분 28.7%를 인수했다.

이후 형지I&C(당시 '우성I&C')가 에모다를 흡수·합병하며 계열사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형지엘리트는 주요 사업회사인 패션그룹형지가 14.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형지I&C(14.4%)와 형지리테일(12.8%)가 각각 그 뒤를 잇고 있다.

형지엘리트, 주요 사업 연혁 (1편)

형지엘리트는 여성의류, 제화 브랜드 등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형지그룹은 형지엘리트를 인수한 이듬해인 2014년, 여성의류 브랜드 라젤로를 형지엘리트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어 2015년에는 법인명을 에리트베이직에서 형지엘리트로 변경한 뒤, 제화·잡화 브랜드 에스콰이아의 지분 99.3%를 인수해 지배력을 확보했다.

형지엘리트는 인수·합병을 통해 숨 가쁜 행보를 이어왔지만 정작 본업인 학생복 부문의 매출은 매해 뒷걸음질치고 있다. 2015년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형지엘리트의 매출은 급격히 출렁였다.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는 중·고등학교의 교복을 학교가 입찰을 통해 구입, 학생들에게 이를 일괄 공급하는 제도다. 교복 브랜드의 차이에서 오는 위화감 조성을 방지하고 교복 값 거품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경쟁 입찰 제도다. 교복업체가 시도교육청이 정한 상한선 아래에서 입찰가를 제시하면 학교운영위원회 등에서 교복 품질과 가격을 종합 심사해 주관 업체 한 곳을 선정한다.

2013년 새 제도 도입을 준비할 당시 교복업계는 주무 부처와 협력을 이어갔다. 형지엘리트, 스마트에프앤디, 아이비클럽 등은 2013년 7월 교육부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다 세부 사항 조율이 시작된 2014년 교복업계는 반기를 들었다. 저가 입찰경쟁에 따른 품질 저하, 촉박한 납품 일정 등을 반론 근거로 제시했다. 주요 교복업체 중 스마트에프앤디 만이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스마트에프앤디는 2014년 8월 김설영학생복, 대한학생복체육복공업협동 조합 등과 함께 교육부와 '교복 학교주관구매 협의회'를 구성한 반면 형지엘리트 등은 학교주관 구매제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형지엘리트, 실적 증감추이(1편)

이후 형지엘리트의 실적 타격은 가시화됐다. 6월 결산법인인 형지엘리트는 별도기준 최근 사업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에 전년대비 9% 감소한 매출 702억 원을 거둬들였다. 제도 도입 첫 해인 2015년에는 전년대비 24.8% 급감한 매출 677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형지엘리트는 불참선언을 번복하고 학교주관구매제도에 참여하겠다고 재결정했다. 이로 인해 2016년에는 매출이 전년보다 14.1% 증가했으나 업계에서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렸던 과거와 온도차가 상당해졌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학교주관구매제도 도입 이전 형지엘리트의 시장점유율을 25%로 추산했다.

지난해 아이비클럽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의 주관구매사로 선정됐다. 2016년 아이비클럽은 746곳의 학교에 교복을 납품한 반면 형지엘리트는 701곳, 스마트에프앤디는 583곳의 중고등학교에 각각 교복을 판매했다. 이외에 더엔진은 539곳의 학교에 브랜드 스쿨룩스를 공급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지역별·학교별 교복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주관구매사 선정 수가 시장점유율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형지엘리트가 추정한 국내 학생복 시장점유율은 형지엘리트(23%), 아이비클럽(20%), 스마트(16%), 더엔진(13%) 등이다.

수익성 지표 또한 악화됐다. 2010년 이후 7% 수준을 유지했던 영업이익률은 2015년 3.3%로 급감한 뒤 지난해 3.0%까지 떨어졌다. 마케팅 경쟁이 줄며 판매관리비가 감소했지만 외형을 확보하지 못한 점 등이 반영됐다.

제도도입 이전 110억 원을 상회했던 형지엘리트의 판관비는 2015년 이후 9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에 소요되는 비용이 각각 2.1%, 16.1% 감소한 영향이 반영됐다. 지난해 형지엘리트는 연구개발비 또한 전년대비 31.5% 줄였다.

한편 형지엘리트는 기업유니폼 고객사를 확보해 단체복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형 감소폭을 상쇄했다. 올해 형지엘리트는 기업유니폼 사업을 통해 127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제조업체에서 62.1%에 해당하는 매출 79억 원을 창출했으며 롯데마트, CJ CGV 등 서비스·유통기업으로부터 34억 원(26.7%)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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