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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어디로]BNK금융지주 전철 밟나'계파 갈등' 목소리 확산, 외부출신 행장 올까 '노심초사'

김장환 기자공개 2017-11-06 10:22:41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2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용비리 논란으로 이광구 행장이 자진 사임하면서 금융권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과연 누가 차기 행장으로 선출될 지 여부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로 조직 쇄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외부 출신'이 행장 자리에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BNK금융지주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행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최근 불거진 채용비리 논란을 행장도 결국 피해가지 못했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소위 'VIP 특혜채용' 논란으로 남기명 수석부행장이 직위해제됐고, 이대진 검사실장도 보직해임됐다. 특혜채용 문제로 조직이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행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왔고, 이는 결국 현실화됐다.

그런데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특혜채용 논란을 둘러싸고 묘한 얘기들이 흘러나오던 중이었다. 이번 사태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들의 맞대결에서 비롯된 일이란 설들이었다.

우리은행은 1998년 이들 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곳이다. 당시 한쪽의 흡수 합병이 아닌 대등 합병이 이뤄지면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간 계파 다툼이 지속됐고, 채용비리 문제가 가시화된 것도 상대측의 '투서'로 인해 비롯된 일이란 얘기들이었다.

우리은행은 이를 특별한 의도성을 띈 소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임원 인사 등에서 양측 출신을 골고루 분배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던 건 사실이지만 내부에서 임원들조차 이로 인한 갈등이 있었다는 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특혜채용 문제가 불거지자 상대측이 반대편을 흠집내기 위해 투서를 흘렸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정치권'이었고, 특별한 의도가 담겨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외부 출신을 행장 자리에 앉히기 위한 목적에서 정치권이 잡음을 키우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번갈아가며 행장을 맡겨왔다. 이순우 전 행장 이후 이광구 행장이 부임해 상업은행 출신이 연속으로 행장을 맡는 모양새가 됐지만, 외부에서 행장을 데려온 일은 장기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 외부 출신에 대한 필요성도 그만큼 확대될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BNK금융지주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올해 성세환 전 회장이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소되고, 이장호 전 회장도 엘시티 특혜대출 의혹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혼란을 겪었다. 이 과정에 '조직 쇄신' 목소리가 커졌다. 내부 출신들에 국한된 '제왕적 통치'로 인해 비롯된 부작용이란 말들이 지속해 나왔다. 이는 외부 출신 수장을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BNK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가 선택한 건 김지완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문재인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던 인물로 '낙하산' 논란을 샀다. 부산은행과 인연이 없고, 증권업무만 해왔다는 점에서 자격 시비도 컸다. 하지만 김 회장은 다양한 잡음 속에서도 BNK금융지주 사상 최초의 외부 출신 회장이 됐다.

우리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BNK금융지주처럼 현 정권과 인연이 닿아 있는 인사를 행장으로 올리기 위한 목적에서 특혜채용을 계파 갈등과 연결짓는 목소리를 키우는 쪽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분명 있다"며 "이 행장이 실제로 사임을 발표했기 때문에 조직 내부에서 외부 출신이 올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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