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15일 0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이 미얀마 시장 확대에 나선다. 소액대출 중심인 사업영역을 농기계 할부금융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또 농기계 할부금융 사업의 특성상 농협경제지주의 농기계 사업단과 협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미얀마 현지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에 대한 500만 달러(한화 약 5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파이낸스미얀마 유상증자와 관련해 국내 절차를 마쳤다"며 "현재 미얀마 중앙정부의 승인만 받으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농협은행이 지난해 말 미얀마에 설립한 소액대출금융회사((Micro Finance Institution, MFI)다. 농협은행의 첫 번째 해외 현지법인으로 현재 7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현지법인을 설립한지 불과 1년도 안돼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급속도로 자본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얀마 은행의 대출금리는 13% 수준이지만 개인이 은행 대출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돈이 필요한 서민들은 금리가 연 60%에 육박하는 사채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연 30%대에 대출해주는 소액대출사업은 현지인에게 일종의 서민금융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파이낸스미얀마가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한 대출금 규모만 2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이 20만 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현지인들이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문을 두드린 셈이다.

아직 영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안돼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현지 시장의 반응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농협은행의 판단이다.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올해 3분기까지 32만 달러(약 3억50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자본금은 약 88억 원으로 늘어난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지점을 3개에서 7개로 늘렸다"며 "지점이 늘어난 만큼 영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또 소액대출에 국한된 사업영역을 농기계 할부금융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 역시 사업 확대를 감안한 것이다. 현재 미얀마 중앙정부에 농기계 할부금융 취급 인가 신청도 내놨다.

미얀마는 금융회사에서 농기계를 팔면서 할부금융을 취급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농협경제지주의 농기계사업단과 협업도 가능하다. 농기계사업단이 수출한 농기계를 농협파이낸스미얀마에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다른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낮아 농기계 보급률이 저조한 미얀마 농민들에게 값비싼 농기계를 낮은 금리로 대여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사후관리(A/S)도 이뤄져야 한다"며 "농협경제지주와 연계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금융그룹은 캄보디아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현재 현지 소액대출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 인수를 위한 실사도 마쳤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