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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박정원式 재편 '마침표' 찍을까 마지막 알짜 '두산엔진' 매물로, 실적회복 기대 반영

심희진 기자공개 2017-11-17 08:45:0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6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마지막 알짜 매물로 불리는 두산엔진을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시 내놨다. 지난해와 달리 두산엔진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번에는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 거라 판단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2년여 간 추진해온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선제적 사업 재편 전략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그룹은 지난 15일 두산엔진 매각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후보에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엔진 지분 42.66% 전량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매각 진행을 위한 IM(Information Memorandom) 발송은 다음주께 이뤄질 예정"이라며 "원매자를 특정하기보단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이 두산엔진 매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9월 CS 등 외국계 IB를 포함한 일부 독립형 자문사(부티크)들과 두산엔진 매각을 검토했다. 하지만 두산엔진의 전방산업인 조선·해운업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원매자 찾는 작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CS를 제외한 나머지 자문사들은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고 보고 발을 뺐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두산엔진의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뿐 아니라 외국계 업체들도 두산엔진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두산엔진은 선박·디젤 엔진, 내연발전, 원자력 비상발전기 등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전방산업 침체로 저가에 수주한 선박엔진 물량들이 늘어나면서 10%대였던 영업이익률은 2012년 5%, 2013년 0.1%로 매년 하락했다. 2014년~2015년에는 400억~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산엔진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마진율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선용 엔진의 수주를 늘리며 수익성 개선을 꾀했다. ME-GI(MAN Electronic Gas-Injection)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LNG선용 엔진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약 20%정도 비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NG선용 엔진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두산엔진의 실적은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3분기 두산엔진의 누적기준 매출액은 6395억 원, 영업이익은 170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295% 증가한 수치다. 0%대였던 영업이익률도 3%까지 상승했다.

두산엔진의 인력 재편,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 등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점에 비춰 업계에선 이번 매각 성사 확률을 작년에 비해 높게 점치고 있다. 전방산업인 조선·해운 업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거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그룹은 내년 안에 두산엔진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정원 회장은 취임 첫 해인 작년에만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 두산디에스티,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 등 비주력 부문을 모두 정리하며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두산엔진 매각은 박 회장식 사업 재편의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평가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엔진이 핵심 사업과 연관성이 적어 매각을 검토하게 됐다"며 "원매자가 먼저 찾아와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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