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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보험영토 확장]ING생명, 재무·수익 균형잡힌 '알짜매물'③4년전 대비 두배 커진 기업가치 '변수'…끊임없이 등장하는 '중국계 자본'

신수아 기자공개 2017-11-24 09:16:54

[편집자주]

보험업계의 금융지주사발(發)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생·손보사에 공공연히 관심을 드러내며 인수 득실을 재고 있다. 그룹 내 존재감이 미약했던 보험 분야를 강화해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잠재적 매물 리스트에 오른 보험사의 매력도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2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일 500%대의 RBC비율, 당기순이익 50% 이상 고배당 정책, 생보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흑자구조, 언뜻 듣기에도 매력적인 조건이다. 몇 년 사이 달라진 ING생명의 위상을 설명해준다. 그러나 ING생명의 M&A 매력도는 반드시 이와 비례하지 않는다.

ING생명은 수년 내 M&A 시장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은 보험사 중 하나다. 이는 ING생명의 히스토리를 돌아보면 쉽게 알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장력이 퇴보되며 위기를 겪었던 ING생명은 2012년 M&A 시장에 등장했다. 전략자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의 눈치 게임 속에서 2여 년간 이어진 인수전의 종착역은 MBK파트너스였다. 인수 이후 본격적인 경영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던 MBK파트너스는 2016년 이미 한차례 ING생명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퍼즐맞추기에 실패한 MBK파트너스는 기업공개(IPO)로 방향을 선회했고, 구주매출을 통해 1조 원 이상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IPO 이후 현재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지분율은 59.15%. 상장을 통한 사모펀드 대주주의 최초 엑시트라는 영예를 단 MBK파트너스, 완전한 엑시트를 위한 다음 단계는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ING_RBC_비율_예상도

◇돋보이는 재무건전성…무너지지 않은 RBC비율

ING생명은 경쟁사 대비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갖고 있다. 단적으로 중소 보험사가 150%의 지급여력(RBC)비율을 맞추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에도 ING생명은 500%대의 RBC비율을 자랑한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유일무이한 수치다.

ING생명의 지난 3분기 말 RBC비율은 502%. 보험사는 상품의 특성상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다. 바로 이를 나타내주는 경영지표가 RBC비율이다. 현재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의 RBC비율이 300%라는 점을 감안하면 ING생명의 경쟁력은 돋보인다. 여타 보험사가 자기자본수익률(ROE)의 희석을 감수하면서까지 후순위채·영구채·유상증자를 총 동원하는 사이 ING생명 홀로 여유로울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수익 구조도 점점 개선세다. 지난 3분기 말 순이익은 922억 원(누적 2736억 원).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약 22.4%가 성장한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올 한 해 당기순이익은 3500억 원을 무난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보장성 상품의 비중이 저축성 상품 대비 늘어나는 추세다. 일시적으로 환입되는 보험료는 저축성 보험이 크지만, 회사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보장성 상품이다. 또한 저축성 상품은 책임준비금이 커 향후 재무적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반면 보장성 상품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ING생명의 2012년 기준 보장성 상품은 전체의 70%, 저축성 상품은 30%를 각각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사이 보장성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며 지난해 말 기준 78%까지 확대된 상태다. 보장성·저축성 상품의 격차가 40% 포인트에서 5년 사이 56% 포인트까지 더 벌어졌다. 보장성 상품의 이익 기여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장성 신계약의 성장과 대체투자자산 확대를 통해 수익률 제고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균형잡힌 이익 원천별 손익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ING생명_보장성_저축성_보험 비중

◇한 껏 높아진 기업가치…문제는 '가격'

탄탄한 재무 구조를 자랑하는 ING생명도 M&A 시장의 흥행 가능성을 이야기 하기엔 큰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가격'이다. 4년 전 대비해 기업가치는 최대 두배 이상 커졌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올 해 진행된 IPO에서 약 40% 구주매출을 통해 회수한 자금은 1조1000억 원에 이른다. 상장 이후 생보사의 상장 디스카운트 공식을 깨고 주가는 상승 중 이다. 21일 기준 종가 5만2300원 이를 토대로 대주주가 보유한 잔여 지분 59.15%의 가치를 환산하면 2조50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3조 원을 훌쩍 넘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3조 원을 베팅해 ING생명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진성' 매수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KB금융지주는 2012년 이미 한 차례 높은 가격을 이유로 고사한 바 있고, 신한금융지주 역시 내부적으로 중소형 보험사의 M&A보다 신한생명의 자본 확충을 선택했던 전례가 있다. 증권 분야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BNK금융지주와 동종업체인 DGB생명을 보유한 DGB금융지주 역시 ING생명 인수를 위한 셈 법은 간단치 만은 않아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줄곧 중국계 자본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는 이유가 바로 높은 매각가"라며 "일각에서 3조~4조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IPO를 추진하기 이전 통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태평생명과 푸싱그룹 등 중국계 전략적 투자자(SI)와 JD캐피탈 등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협상테이블에 앉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시 예비입찰에서 3조 원 후반대의 가격을 써내며 인수 의사를 밝혀던 곳도 중국계 자본"이라고 설명했다. 몇 년사이 입지가 달라져 버린 ING생명의 흥행을 좌우할 키워드는 바로 '가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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