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05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시니어급 매니저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채원 키즈'로 평가받던 경력 10년차 매니저들이 잇따라 퇴사한데 따른 결과다. 이들의 공백은 이채원 부사장(CIO, 최고투자책임자)이 메우고 있다. 최근 한국밸류운용 전체 펀드의 책임운용역에 이 부사장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5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한국밸류운용의 펀드매니저는 총 1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퇴사한 김동영 매니저를 제외하면 최근 기준으로 약 17명의 매니저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매니저의 총 운용경력 기간은 평균 5년 7개월, 전체 운용사 평균인 8년 11개월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수탁고 4조 원대로 비슷한 규모인 DB(7년9개월)·동양(8년8개월)·하이(9년1개월)·유진(7년4개월)·이스트스프링(9년7개월)과 비교해도 낮다.
매니저 개개인의 경력을 따져봐도 책임운용역을 맡을만한 경력 10년 이상 차·부장급 시니어는 이승혁·배준범 매니저 단 둘 뿐이다. CIO인 이 부사장을 포함하면 총 세명에 불과하다. '이채원 키즈'로 평가받던 강대권·장동원·정재원·홍진채·김동영 매니저 등이 잇따라 퇴사하며 시니어 매니저 기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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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매니저의 공백은 이 부사장이 채우고 있다. 경력 12년차 김동영 매니저가 최근 퇴사한 후 한국밸류운용 펀드의 책임운용역에 이 부사장 이름이 대거 올라간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매니저 퇴사 전 이 부사장이 책임운용역에 올라있던 펀드는 12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밸류운용이 설정한 20개 펀드 전체의 책임운용역에 이 부사장이 등재됐다. 대신 공동 책임운용역으로 경력 5~6년차 대리·과장급 매니저도 함께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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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시니어 매니저 부재로 인해 '이채원표 펀드'가 늘어나고 있다고 해석한다. 물론 한국밸류운용의 펀드 전반적으로 이 부사장이 관여하긴 하지만 펀드가 담을 개별종목 및 자산배분 등의 권한은 책임운용역이 쥔다.
그동안 이 부사장은 단독 책임운용역을 맡고 있는 한국밸류운용 대표펀드 '한국밸류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 1호(주식)' 운용에 전념해 왔다. 그러나 모든 펀드에 주니어 매니저와 함께 책임운용역으로 올라간 만큼 각 개별펀드의 성격에 맞는 종목 선택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담당하게 됐다.
이는 이채원 키즈가 대부분 퇴사한 상황에서 한국밸류운용의 철학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 매니저가 이 부사장 외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공동 책임운용역으로 올라간 정광우, 국대운 매니저 등 경력 5~6년차 매니저들은 새로운 이채원 키즈로 육성 중인 인물들이다. 이들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 부사장이 운용 대부분을 직접 맡게 된다.
업계는 한국밸류운용에 운용 철학과 가치를 이어갈 베테랑 시니어 매니저가 이 부사장 외에 없다는 점이 수익률 부진보다 더 큰 위험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니어 매니저는 운용 철학 계승과 함께 이 부사장이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하는 리서치 업무도 담당한다. 종목 및 투자 아이디어 발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만큼 그들의 부재가 꽤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국밸류운용의 철학이자 상징인 이채원 부사장이 여전히 활발하게 매니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를 구현하고 계승할 수 있는 시니어 매니저들이 계속 이탈하고 있다"며 "이채원 부사장을 서포트 하고 펀드를 나눠 책임져 줄 역할을 할 인물이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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