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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 불모지 개척 60년 선도업체…최초 해외 수주 ①김해림 회장 1957년 설립, 경제개발계획과 함께 성장

이상균 기자공개 2017-12-20 07:11:00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5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화엔지니어링(이하 도화)의 역사는 대한민국 국토발전의 역사와 일치한다. 창업주는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0년대 후반 도화를 창업했다.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전국 각지의 개발 사업에 참여했고 1970년대에는 중동 등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사업 영역도 상하수도에서 시작해 도로, 항만, 철도 등으로 다양화됐다.

◇상하수도 설계로 사업 시작

김해림 회장은 1957년 종로구 관철동에 국내 최초의 엔지니어링업체인 ‘도화설계사무소'를 설립했다. 1907년생인 김 회장의 나이가 오십 줄에 접어들었을 때다. 엔지니어링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시기, 국토개발과 산업부흥이라는 신념이 스며든 회사였다.

당시 창립멤버에는 원태상과 박상조, 오석환, 김병렬, 손태영, 이삼형 등 엔지니어링 업계 산증인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 김 회장은 도화 창업 이전, 현재의 국토교통부 장관급인 내무부 토목국장을 지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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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초기 도화는 국내 상수도 시설의 개량 및 신설, 설계 용역을 주로 맡았다. 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후진국이 가장 먼저 구축하는 인프라가 상하수도 체계"라며 "사실상 도화가 현재 서울시의 상하수도 시스템을 도맡아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항만, 도로, 철도, 수자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도화는 1962년 5월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도화종합설계공사로 변경했다. 1960년대에는 외자도입사업과 해외차관사업 등에 주로 참여했다.

도화의 설립과 성장은 국토개발사업과 궤를 같이 한다. 엔지니어링 산업의 태동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한 1961년부터로 잡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경제개발계획은 태백산지역 종합개발, 섬진강 동진강 종합개발, 남강유역 종합개발, 영산강 종합개발 등 굵직한 국토건설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이 같은 대형 사업이 진행되면서 엔지니어링 산업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다만 1960년대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은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대부분 노동집약적인 시공부문에 치중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

◇최초로 해외 설계사업 수주

1970년대에 들어서자 엔지니어링 산업은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는다. 국내 중화학 공업의 성장과 중동 등 해외건설 붐을 타고 플랜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지니어링 업체가 크게 늘어났다. 정부는 1973년 기술용역육성법을 제정 공포해 엔지니어링 분야의 기술혁신을 추진했다. 이 법은 기계장비의 국산화 촉진과 용역비용의 해외 유출방지, 국내 용역의 해외진출을 도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엔지니어링 업계가 1973년을 출범 원년으로 삼을 정도로 변화의 계기가 된 법이다.

도화도 1970년대 해외로 눈을 돌렸다. 1975년 이란 테헤란에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해외 엔지니어링 사업인 ‘코람샤 항만공사 설계 사업'을 수주했다. 당시 과학기술처로부터 해외진출 중점지원 육성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1976년에는 세계은행(IBRD)과 아세아개발은행(ADB)에 등록했다.

1960~1970년대 도화가 참여한 사업으로는 울산 사연댐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대한석유공사저유시설 설계, 부산항 정비 기본계획 및 조사설계, 안동 다목적댐 실시설계, 국회의사당 신축토목 설계, 서울-대전간 고속도로 설계 등이 있다. 대부분 국가주도형 경제개발 사업이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도화는 1970년대 후반 전환점을 맞이한다. 김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후계자 물색에 나섰다. 이 때 김 회장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국내에서 상하수도 분야 최고 기술자라는 평을 받은 곽영필 회장이다. 곽 회장은 서울시 건설부에서 재직하다가 1978년 영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김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도화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1979년 8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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