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래 치는 인수후보군, 금호타이어 외면 왜? "사업 시너지 크지만…과도한 부채·노조 반발 '부담'"
고설봉 기자공개 2017-12-22 10:47:49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1일 1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정상화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자구안을 놓고 사측과 노조 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다. 대부분이 "인수에 관심 없다"며 거래 가능성을 일축하기 바쁘다.21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협회 임시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는) 생각도 안 해 봤다"며 "실탄(유동성)도 없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지분 일부를 사들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그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타이어 인수 잠재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박 회장이 고(故) 박인천 창업주의 4남이라는 점에서 책임경영의 적임자라는 명분이 있어서다. 또 석유화학 산업과 타이어 산업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앞서 SK그룹도 금호타이어 인수를 전면 부인했다. SK그룹의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며 시장 기대가 커졌지만 사실상 '부인' 공시를 냈다.
SK그룹은 SK네트웍스와 금호타이어의 결합시 사업적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종합상사인 SK네트웍스는 스피드메이트 직영점을 운영하며 타이어를 판매하고 주유, 렌터카, 경정비 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롯데그룹 등도 모두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이 시장에 떠도는 인수설을 부인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이 선을 긋는 이유는 금호타이어가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거래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공통적으로 악화된 재무건전성과 노조와 마찰 등 경영 정상화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9월 말 기준 금호타이어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333.81%이다. 부채총액이 증가하는 가운데 잇따른 경영악화로 결손금이 7312억 원 등 발생하며 부채비율을 더욱 키웠다. 차입금 규모도 만만치 않다. 순차입금은 2조 6441억 원이다. 이에 따른 순차입금비율은 224.69%로 집계됐다.
노조의 강경한 태도도 걸림돌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경영진이 제시한 정상화 계획은 구성원의 고혈을 짜내려는 계획에 불과하다"며 사측과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인수 뒤 정상화 과정에서 실적 회복은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노조 파업 등으로 생산일정에 차질을 빚을 경우 신뢰 회복이 요원해진다. 납품 일정에 영향이 생기면 사실상 초기 거래선 복구와 다변화 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화학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이 금호타이어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며 "원재료부터 타이어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만큼 사업 시너지가 크고, 완성차에 OE납품을 해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노조 반발이 심하고 부채 부담도 커 채권단 금융 지원 등이 전제돼야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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