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10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좀 캐피탈사답네요."얼마 전 만난 전직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지난 3일 기자가 쓴 '지주사 강제전환 부담 던 미래에셋캐피탈' 기사를 두고 이런 말을 건넸다. 자동차리스와 신기술금융, 투자자산 확대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의 행보가 반갑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미래에셋캐피탈은 그간 업계에서 약간 백안시됐던 회사다. 미래에셋그룹의 지주회사 역할만 부각됐을 뿐 캐피탈사로서 존재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신전문금융사 4개 업종(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신기술금융) 가운데 신기술금융업만 등록해놓고 여전업 자산을 거의 취급하지 않았다. '무늬만 캐피탈사'란 소리를 들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오히려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등 자회사 지분이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상 1개 이상 금융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자산 5000억 원 이상의 금융사가 지주비율(총자산 대비 자회사 지분가액) 50%를 초과할 경우 지주회사 전환의무가 부과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연말에 단기차입금을 늘려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를 피해왔다.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의 눈초리가 곱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미래에셋캐피탈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6년 하반기부터다. 오토금융본부와 신성장투자본부가 신설됐고 기존 투자본부를 신기술투자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그 해 11월에는 할부금융업, 시설대여업(리스) 등록을 완료한 뒤 자동차 할부·리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작년 8월에는 기업여신과 대체투자, 부동산금융 등을 담당하는 투자금융부문도 신설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방향은 명료하다. 할부·리스와 투자자산 확대 등 정당한 방법으로 지주비율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작년 말에는 단기차입금 없이도 지주비율을 46%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 앞선 관계자 말대로 이제 좀 캐피탈다워졌다.
물론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할부·리스 등 고유자산 비중은 여전히 10% 이하로 낮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5개 캐피탈·신기술금융사 자산총액 가운데 할부·리스 등 고유자산 비중은 평균 40%다. 미래에셋캐피탈도 이 수준까지 늘린다면 '무늬만 캐피탈사'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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