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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총서 판가름, 해외투자자가 '키' [기업은행-KT&G 경영권 갈등]외국인 주주 선택 따라 사외이사 '최소 1명' 확보 가능

안경주 기자공개 2018-03-06 10:11:51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8일 1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 이사회가 결국 IBK기업은행의 주주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KT&G측은 내달 16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현원(現員) 확대 여부를 우선 묻고, 그 결과에 따라 회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와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간 표결을 거쳐 신임 사외이사가 정해진다.

사외이사 수가 늘어나지 않으면 1명의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KT&G가 추천한 후보 1명과 기업은행이 추천한 후보 2명 등 총 3명이 경쟁을 벌여야 한다. 사외이사 수가 늘더라도 4명의 후보(KT&G에서 1명을 추가 추천)가 3명의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표결을 거쳐야 한다.

기업은행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인사가 정기주총 문턱을 넘어 이사회에 입성하기 쉽지 않게 됐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백복인 KT&G 사장 연임 반대와 함께 오철호·황덕희 후보를 사외이사로 선임시키기 위해 해외투자자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외국인 주주의 표심이 기업은행의 경영참여를 결정짓는 중요한 키가 될 전망이다.

KT&G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3월16일 열리는 정기주총 안건을 확정했다. △사장 선임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현원 증원 여부 결정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이다.

눈에 띄는 안건은 기업은행의 KT&G 경영참여를 결정짓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다. KT&G측은 백종수 법무법인동인 변호사와 정선일 전 LG생명과학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후보로 추천했다. 기업은행은 오철호 숭실대 교수와 황덕희 법무법인서울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와 별개로 KT&G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며 "주총에서 표결을 통해 기업은행의 경영참여 여부가 결정되는 구도"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수를 늘리지 않으면 백종수·오철호·황덕희 후보가 하나 남은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보통결의 방식으로 경합을 하고, 사외이사 수를 늘리면 백종수·정선일·오철호·황덕희 후보가 사외이사 자리 3개를 놓고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문제는 기업은행 입장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시키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외이사 수 확대가 무산돼 한 명의 사외이사만 선임하게 되면 기업은행을 지지하는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가 두 명이기 때문이다.

반면 사외이사 수를 늘리더라도 집중투표 방식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보유한 1주마다 선임할 사외이사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갖도록 해 이를 사외이사 후보자 1인 또는 여러명에게 집중적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기업은행은 최소 1명의 사외이사 자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경영참여의 길이 열리게 된다.

앞선 관계자는 "KT&G측은 자신들의 우호지분이 더 많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외이사 수가 늘어나더라도 KT&G가 추천한 사외이사 2명 모두 선임될 수 있도록 집중투표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해외투자자의 표심을 얻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경영참여가 가능하려면 사외이사 현원 유지 안건을 부결시키고 사외이사 수 확대 안건을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기업은행은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정기주총에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참석률은 77.7%다. 기업은행(7.53%)과 국민연금공단(9.89%)의 의결권 지분을 합하면 17.42%다. 단순 계산으로 과반수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최소 22% 이상의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해외투자자의 KT&G 지분율은 50%가 넘는다.

결국 승패를 가르는 건 외국인 주주가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따라서 기업은행은 해외투자자들이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를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접촉해 주주제안 배경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ISS는 외국인 주주들의 대표적인 의결권 자문기관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KT&G가 주주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은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ISS 권고안이 나오기 전에 기업은행의 의견을 전달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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