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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VAN산업]해외진출·신규사업 우울한 성적표④PG사업 외 수익 저조, "성장 돌파구 고심"

안경주 기자공개 2018-03-12 10:43:00

[편집자주]

신용카드 결제 대행업무를 맡고 있는 부가통신사업자(VAN) 업계가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그동안 카드이용 증가에 따라 VAN(밴)사들도 큰 어려움 없이 성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최근 비용절감을 위해 수수료 정률제 등을 추진하면서 밴사의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간편결제 서비스 확산 등으로 영업 기반마저 흔들리면서 대규모 지각 변동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2018년 국내 밴산업의 현 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8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밴수수료 정률제 전환,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 등으로 수익 악화에 빠진 국내 부가통신사업자(VAN, 이하 밴) 업계가 수입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ayment Gateway, 이하 PG) 사업 진출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까지 각양각색이다.

더 이상 기존의 밴사업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감지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는 지적이다. 밴사업과 유사한 PG사업의 경우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이 시장경쟁 우위에 있어 자본금이 풍부한 일부 대형 밴사를 제외하고 유의미한 실적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진출 역시 적자기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사업 찾기 나선 밴사들

국내 대표 밴사들이 가장 먼저 찾은 신규사업은 PG사업이다. 간편결제 확산 등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결제대행업에 집중했던 밴사들이 온라인 결제대행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KICC) 등 대형 밴사들이 대표적이다. 나이스정보통신은 2016년 7월 PG사업부문을 분할, 자회사 '나이스페이먼츠'를 설립했다. 온라인쇼핑 등 PG사업이 활황세로 돌아서자 독자 PG사업으로 매출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한국정보통신도 PG사업 강화를 통해 매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PG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국내 밴시장이 사실상 레드오션으로 바뀌면서 해외진출에 나선 곳도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밴사가 없어 카드사와 가맹점이 직접 제휴계약을 맺기 때문에 카드 사용이 불편하다는 점에서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이티넷은 지난해 UTC인베스트먼트가 베트남 전자결제 업체 'VNPT 이페이(ePAY)' 경영권 인수를 위해 조성한 사모투자펀드(PEF)에 약 100억 원을 출자했다. 또 2016년엔 제이티넷프로세싱인도네시아(PT.JTNET PROCESSING INDONESIA)를 설립해 전자결제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코밴은 태국에 토종 카드결제 정산시스템 적용을 위해 현지 국영카드사와 계약, 현지에 타이밴을 설립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밴업계 최조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나이스정보통신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에서 PG서비스를 시작으로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 구축 및 단말기 공급까지 사업영역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시장에 가세한 경우도 있다. 한국정보통신은 알리페이와 손잡고 케이뱅크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다날·KB국민카드 등과 함께 '이노렌딩랩'(현 이노렌딩랩대부)을 설립해 대안신용평가를 통한 '중금리 대출'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PG시장 추이

◇수익성은 저조, 자본 부족한 중소형사 '언감생심'

문제는 PG사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규 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해외진출도 마찬가지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 밴사의 경우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는 PG사업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밴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모바일결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사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밴사업 진출이 쉽지 않다"며 "해외에 진출한 대부분의 밴사들이 현지사업에서 적자 기조를 보이고 있고, 나이스정보통신만 그나마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실상 해외진출 성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나이스정보통신도 밴사업 보다 PG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 카드결제 인프라 구축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자본력을 갖추지 못하면 사실상 현지 진출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여기에 일부 카드사들이 해외 현지에서 통상 밴사들이 맡은 카드 프로세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예컨대 하나카드는 중국 지린은행, 미얀마결제대행사인 MPU 등과 현지 카드 프로세스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PG사업 진출도 희비가 엇갈린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PG서비스는 지속적인 성장 중에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G 시장 규모는 77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대비 19.5%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KG이니시스, LG유플러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일부 PG사를 중심으로 과점 시장이 형성돼 있어 진출이 쉽지 않다. 특히 수익을 내기 위해선 온라인 가맹점을 확보해야 하는데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 밴사의 경우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밴업계 다른 관계자는 "신규사업·해외진출 등 성장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고, 일부 밴사의 경우 화장품 사업 등 본업과 다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생존해야 할지 돌파구를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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