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KB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 분사 가능성은 [지배구조 분석] ②대체투자 강화 전략, 해외 운용사 지분 인수 가능성도

이충희 기자공개 2018-03-26 14:40:28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1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 KB국민은행의 측면 지원이라는 견고하고도 안정적인 지배구조는 계속 유지될까. 지분이 다른 주주로 넘어가는 등의 변화가 아닌 새로운 사업 전략을 위한 변화는 있을 수 있다는 게 KB금융그룹 안팎의 예측이다. 메이저 자산운용사들이 걸어가고 있는 분사 움직임이 그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혹은 다른 금융회사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KB금융지주는 대체투자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종합 자산운용사가 이전처럼 액티브 주식·채권 위주 하우스로 커 나가는 건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시장 흐름에 따라 좌우되는 펀드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 장기간 안정된 자산에 투자하는 대체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그룹 내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올초 회사를 전통자산부문과 대체자산부문으로 나눠 각자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이유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부동산, 인프라 등 투자를 늘려 이 분야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지난해 숱한 고민 끝에 운용사 분사 카드를 접었지만, 향후 대체와 전통자산부문이 분사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대체투자 강화 움직임 뚜렷

2016년 3월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이 선정됐다. 현대증권 100% 자회사였던 현대자산운용 역시 자연스레 KB금융 품에 안겼다. 기존 KB자산운용을 포함해 그룹 내 2개 자산운용사를 갖게 된 KB금융은 이들 활용법을 두고 많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동산펀드를 다수 설정하고 있던 현대운용의 강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KB금융이 고민했던 방안은 △2개사 체제 유지 △양사 합병 △현대자산운용 매각 등이 큰 골자였다. 여러 논의 끝에 현대운용을 매각했지만 부동산 등 대체자산 투자 확대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새로 앉혔던 이현승 현대자산운용 대표를 다시 KB운용으로 영입,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바꾼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KB금융이 했던 일련의 조치가 향후 운용사 분사를 위한 사전작업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KB금융은 현대운용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뒤 KB운용 내 대체부문을 떼어내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지만, 백오피스 비용이나 펀드 이관 등 문제에 가로막혀 부문별 대표 체제로 가닥을 잡았었다.

삼성자산운용의 사례는 KB운용에게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운용은 작년 초 2개 사업부문을 떼어내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삼성헤지자산운용을 설립, 자회사로 뒀다. 이들 자회사 성과가 안정화되면 KB운용 역시 다시 분사카드를 만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분사가 된다면 삼성자산운용처럼 자회사로 두는 것이 유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렇게 될 경우 KB금융이 KB자산운용을 100% 소유하고, KB자산운용이 다시 자회사를 두는 구조다. KB금융 입장에서는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자산운용계열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를 완화해 운용사들이 자회사를 비교적 쉽게 둘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됐다"면서도 "분사를 하게 되더라도 먼저 선례를 남긴 타 운용사 성과를 지켜본 뒤 실행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대체자산 찾아라…미·유럽 운용사 지분 인수도 고려

KB자산운용이 향후 먹거리를 대체자산 분야에서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증시 흐름에 따라 성과가 좌지우지되는 환경에서 탈피해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실물자산에 투자하면 시장 상황에 크게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이 나온다는 점을 매력적인 요소로 봤다.

국내에서 젊고 실력있는 펀드매니저들이 종합 자산운용사를 떠나 헤지펀드 운용사를 차리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수년간 가치주 투자에 집중해 성과를 내왔지만, 최근 1~2년 가치주 펀드가 철저히 시장 외면을 받으면서 실적이 역성장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수시로 이뤄지는 회사 내 조직 개편 향방을 보면 특히 해외 대체자산 투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초 부문별 각자대표가 선임된 이후 첫번째로 나온 추가 조직 개편은 해외부동산운용본부를 신설하는 것이었다. 시장에서는 KB운용이 지난 2007년 뉴욕 맨해튼 아파트 건물에 투자했다 손실을 낸 이후 10년 만에 해외부동산 투자에 나서려 한다는데 주목했다.

KB운용 조직도
KB자산운용 조직도.

해외에서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자산 찾기에 주력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운용사와 협력이 강화되면 좋은 투자건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고 봤다.

KB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대체자산 투자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선진국 운용사 지분 인수 등 해외 금융사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