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M상선, 한진해운 떠난 '부산 중앙동' 살릴까 본사 인력 이동,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부산 정·재계 "정책 지원 필요"

부산=고설봉 기자공개 2018-03-23 09:15:0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2일 13: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인 내외는 홀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10평 남짓 식당의 반을 나눠 테이블 8개를 놓고, 한 켠으로 온돌방으로 꾸민 식당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저녁 시간 찾아간 식당에서 한진해운이 떠난 부산시 중앙동의 현실을 보는 듯 했다.

안주인이 반갑게 물수건과 물을 가지고 왔다. 음식 몇 가지와 소주 한 병을 시키자 반색을 했다. 요즘 들어 평일 저녁에 술을 마시는 손님 받기가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가끔씩 혼자 오는 손님은 짧게 식사를 하고 자리를 뜬다고 했다.

부산시 중앙동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술잔을 기울이며 승선할 배를 기다리던 선원들로 붐볐다. 한번 바다에 나가면 최소 다섯 달 동안 육지로 돌아오지 못하는 아쉬움은 선원들의 저녁 자리를 길게 붙잡았다.

배에서 내린 선원들은 긴 항해의 피로감을 이곳에 털어냈다. 다음 승선까지 한 달 간의 휴가를 떠나기 전 보지 못할 동료들과의 작별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렇게 중앙동은 바다로 나가고, 육지로 돌아오는 선원들로 늘 왁자지껄 했다.

옛 한진해운 부산사옥 앞 거리
<옛 한진해운 부산사옥 앞 거리가 출근길에도 한산하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파산하고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옛 한진해운 부산사옥을 가득 메웠던 본사 직원들 마저 떠난 거리는 황량했다. 이른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로 활기 넘쳤을 거리는 오가는 사람을 한 손으로 다 셀수 있을만큼 비었다.

최근 부산시는 중앙동 일대 활성화를 위해 SM상선과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SM상선도 이에 화답하듯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다. SM그룹은 계열사가 사용 하던 5층 규모 사옥을 층축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머물던 본사 직원들은 오는 6월께 대거 부산으로 이전한다.

부산시와 재역 정·재계는 SM상선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부산시는 부산항만공사, 부산무역협회, 부산상공회의소 등과 SM상선이 국적원양선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하기로 했다. 동남권 화주기업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SM상선이 중앙동에 둥지를 틀고 사업 정상화를 이루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함께 이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적원양선사가 버티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유관산업이 다시 활성화 되고, 선원들이 몰리면서 슬럼화 된 도시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해운 사옥
<옛 한진해운 사옥은 텅 빈채 공매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의 해운업 재건 계획에 발맞춰 SM상선은 글로벌 선사로 도약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미주노선을 확장하고, 글로벌 화주 영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의 물동량 확대를 위해 KSP와도 긴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SM그룹은 SM상선의 자립을 위해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SM상선을 포기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하겠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SM상선은 해운산업 5개년 계획 발표를 계기로 글로벌 선사들과 겨룰 수 있는 국적원양선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M상선 부산 사옥

22일 부산에서 열린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김기영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SM상선과 협력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승규 부산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는 "정책적 지원을 통해 해운강국 재건을 이뤄야 한다"며 "SM상선을 국적원양선사로 육성하는 것은 이번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도 맞다"고 말했다.

박인호 해양수도 부산 범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선박을 최대한 가용할 수 있도록 화물 확보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해수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금지원과는 별도로 특별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