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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재상륙]가능성 낮은 의결권 대결, 주가도 '역주행'모비스 지분율 최대 4% 승산 없어…특별배당 가능성도 낮아

임정수 기자공개 2018-04-06 08:17:29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5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리엇이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크게 흔들어 놓지는 못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주가는 엘리엇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엘리엇의 요구들이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관철될 가능성이 낮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엘리엇이 지난 4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을 1조 5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주식시장은 엘리엇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듯 했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장중 한 때 6.07% 상승했고, 기아차도 장중 3.78%까지 올랐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분할 합병안에 대한 현대차그룹과 엘리엇간의 의결권 대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대모비스 주가가 특히 많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모비스 주가 상승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향후 지배기업이 될 존속 모비스 지분 확보에도 불리한 영향을 준다.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이후 합병 글로비스 주식을 재원으로 계열사가 보유한 모비스 주식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오를수록 글로비스 지분 이외에 추가로 확보해야 할 자금이 늘어난다.

하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 같았던 주가 움직임은 다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날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의 주가 상승 흐름이 장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잃으면서 주가는 각각 3.52%, 2.52% 상승하는 것으로 마감했다. 5일 들어서도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주가는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한동안 조정받던 현대글로비스는 다시 상승 흐름을 타는 분위기다. 지난 4일 주가가 3.01% 상승했고, 5일에도 3% 가까이 올라 거래되고 있다.

이는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에 대한 의결권 대결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우세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 계열사 지분율이 높지 않아 의결권 대결에 나서더라도 승산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1~3%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계열사 지분 1조 500억원어치가 모비스에 집중돼 있다고 하더라도 지분율이 최대 4% 남짓이다.

엘리엇이 단기간 내에 지분율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엘리엇은 2015년 총수익스왑(TRS)을 활용해 단기간 내에 삼성물산 지분율을 4.95%에서 7.12%로 늘려 재계를 긴장시킨 바 있다. 하지만 TRS로 지분율을 높이는 방법은 금융 당국이 지분 파킹(Parking)으로 간주해 '5%룰'을 위반한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엘리엇이 같은 전략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특별배당 요구에도 정중동의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잉여현금흐름(FCF)의 30~50%, 20~40%의 배당을 하기로 해 실적 악화 속에서도 일정 수준의 배당을 하는 쪽으로 주주환원 원칙을 세워놓은 상태다.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를 선임해 주주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계열사 이사회 구성도 개선했다.

현대차그룹이 처한 사업 환경을 볼 때 특별배당에 대규모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미래·친환경 자동차,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단기적인 주가 제고를 위해 대규모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투자자들의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특히 현대모비스는 분할 이후 그룹 기술을 주도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면서 "대규모 특별 배당은 오히려 존속 모비스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갉아먹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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