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TCC동양, 사옥 팔아 지킨 재무건전성 [격변기 중견 철강사]②'자회사 부실' 부채비율 337%, 자산매각 대금으로 채무 탕감

박창현 기자공개 2018-05-09 08:15:54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3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CC동양이 자회사 부실로 발생한 재무적 충격을 알짜 부동산 처분을 통해 막았다. 관이음쇠 제조업체 'TCC벤드코리아'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TCC동양은 한꺼번에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았다. 대규모 적자로 자본총액이 급감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채비율도 급등했다. 결국 TCC동양은 본사 사옥을 팔아 채무를 갚는 방식으로 재무건전성을 지켰다.

TCC동양에게 2015년은 악몽 그 자체였다. 본업인 표면 처리 강판 사업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됐다. 문제는 자회사 TCC벤드코리아였다. TCC동양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2012년 관이음쇠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TCC벤드코리아는 해당 사업을 주도했다.

대대적인 투자도 이어졌다. 2012년 147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수 백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했다. 이렇게 투입된 자본금만 500억원에 달했다. 또 전환사채(CB)와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450억원이 넘는 자금을 더 넣었다. 여기에 더해 각종 채무에 대한 보증도 섰다.

하지만 2015년 대규모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TCC벤드코리아가 회생절차에 돌입하자 TCC동양도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TCC벤드코리아에 투자한 지분과 CB, 회사채 가치가 '0(제로)'이 됐다. 연대 보증으로 빚도 떠안아야만 했다. 그 여파로 결국 TCC동양은 그 해 1100억원의 순손실(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타격을 받았다. 당장 순손실액만큼 이익잉여금이 줄어들면서 자본총액이1890억원에서 86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자본총액 감소는 대표적인 재무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부채비율은 부채 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타인 자본 의존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업 재무구조를 평가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TCC동양의 경우, 부채총액은 엇비슷한 상환에서 자본총액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부채비율이 급등했다. 2014년 말 기준 191%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1년만에 337%로 높아졌다.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원활한 재무 이슈 대응을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채권단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재무 건전성 회복에 나서겠다는 복안이었다.

TCC동양은 곧바로 '당산동 사옥 매각'이라는 가장 확실한 재무 개선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산 매력도가 높은 만큼 빠른 현금화는 물론 거래 성사 가능성도 높았다. 실제로 사옥 매매 거래는 1년만에 종결됐다. TCC동양은 해당 부동산을 코람코부동산전문신탁과 서울지방우정청에 팔아 1000억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곧바로 부채 상환에 쓰였다.

tcc동양

2016년 11월 거래 종결과 함께 유입된 현금은 1100억원에 달했다. TCC동양은 유입 자금 대부분을 부채를 갚는데 썼다. 먼저 차입금 상환을 위해 543억원을 투입했다. 또 TCC벤드코리아를 대신해 떠안은 보증 채무 483억원도 갚았다.

대대적인 채무 상환 작업에 힘입어 3000억원에 육박했던 부채총액은 불과 1년만에 1852억원으로 줄었다. 부채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부채비율 역시 183%까지 떨어졌다. 이후 연대 보증 이슈가 완전히 마무리되면서 재무구조 또한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다. 작년 말에는 부채비율 176%를 기록했다.

핵심 자산을 현금화해 빚을 갚는데 쓰면서 TCC동양 전체 자산 규모는 크게 줄었다. 2014년 말 기준 5000억원이 훌쩍 넘었던 자산총액은 현재 3000억원도 채 안된다. 확장 전략을 구사했다가 실패를 맛본데다 가용 자금 또한 넉넉치 않은 만큼 향후 보수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예상 투자금액도 36억원에 불과하다. 노후 설비 교체와 개선 등 최소한의 투자 지출만 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