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실 ABCP, 신용평가 불신 증폭…예고된 부실평정 법 제도 분석, 듀딜리전스 사실상 불가능… 지방정부 재정 파악도 난제
양정우 기자공개 2018-05-31 09:03:27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0일 1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회사채 원금 불이행이 중국 기업 관련 유가증권 신용평가에 대한 전방위적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에 대한 기업실사와 현지 법 제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 부실 평가가 이미 예고돼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 국유기업의 회사채도 지방정부의 재정능력을 측정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30일 업계에 따르면 CERCG의 역외자회사가 발행한 동시에 CERCG가 보증한 달러화 채권(3억5000만달러)이 만기 상환되지 못했다. 크로스디폴트(Cross-Default)가 발생하면서 CERCG 보증 채권(1억5000만달러)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금정제십이차(ABCP, 1650억원)의 적기 상환 역시 불확실해진 상태다.
문제는 금정제십이차의 발행 당시 나이스신용평가가 ABCP 등급으로 'A2'를 부여했다는 점. 발행 이후 단 20일만에 다시 'C' 등급으로 재평정했지만 중국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가 불안하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업계에선 우선 중국의 시장 시스템과 법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언어적 장벽이 두터울 뿐아니라 영미식 자본시장 시스템에서 적용해온 평정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중국 기업에 대해 신용평가를 시도하는 도전이 필요하지만 오랜 시간 연구개발이 누적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지 듀 딜리전스(기업 실사)도 문제다. 국내 신용평가 인력이 중국 기업에 대해 면밀한 실사를 벌이기가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에 대한 신용 평정은 신용평가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지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기업 실사라는 난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정제십이차의 경우 나이스신용평가가 CERCG를 중국 지방 공기업으로 분류해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CERCG의 기업 신용등급을 북경시의 직간접적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A'로 평가하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ERCG를 '국유지배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CERCG를 국내에서 통칭하는 공기업(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채무보전)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CERCG 이슈가 중국 기업 신용평가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며 "공기업이라는 개념 하나도 혼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CERCG가 국내에서 통용되는 공기업일지라도 신용평가 자체가 무리였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기업을 뒷받침하는 지방정부의 상환 능력까지 평가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의 인구구조와 재정규모, 조세수입 등 주요 정보에 투명하게 접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에서 통제력을 갖고 있어 지방 공기업의 차입부채와 지자체의 채무보증을 파악하기 수월하다"며 "하지만 중국은 한국과 달라 지방정부의 재정능력을 진단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감액배당 리포트]엘앤씨바이오 밸류업 시동…감액배당 순기능 표본
- [Financial Index/포스코그룹]그룹 수익성 '30%' 감소, 나홀로 성장한 스틸리온
- [Deal Story]신종자본증권 '대흥행' 우리금융, 4000억 증액 확정
- [소노인터내셔널 IPO]모나용평의 추억, 다시 만난 미래에셋·대신증권
- 계열분리 SK스페셜티, 최대 3500억 회사채 조기상환 착수
- SBS, 최대 1500억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 타진
- [아이티켐 IPO]5년만에 실적 '레벨업' 가능했던 배경은
- [IB 풍향계]대형스팩 허들 넘은 삼성증권, IPO 확장 '드라이브'
- [소노인터내셔널 IPO]가치 산정, PER·PBR 불리…에비타멀티플 꺼내들까
- 한양학원의 자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