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 주주권 행사…손실 얼마길래 갑질사태 후유증 평가손 572억…실적호황에도 '오너리스크' 발목
고설봉 기자공개 2018-06-01 08:06:06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1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국민연금은 얼마나 손해를 봤을까.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투자 성향은 안정적이다.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고, 원금 손실을 회피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지만 뜻 밖의 이슈에 투자금 손실을 입었다.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민연금이 수익성 하락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한항공에 대해)우려 표명,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 국민연금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주주권 행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파문 이래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다양한 폭로와 전방위 조사 등이 겹치며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도 이어졌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한진그룹 계열사 3곳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은 약 572억원으로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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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 5곳 중 3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등이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11.81%, 대한항공 지분 12.45% 등을 보유, 2대 주주로 올라서 있다. 한진의 보유지분은 6.38%로 3대 주주이다.
'물벼락 갑질' 사건이 처음으로 보도된 지난달 12일부터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칼, 한국공항, 한진 등 상장 법인의 주가는 폭락했다. 5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11일 6조1802억원에서 30일 종가 기준 5조6646억원으로 줄었다. 시가총액 5156억원이 증발했다.
'물벼락 갑질'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인 11일 종가 기준 대한항공 주가는 3만5900원이었다. 30일 종가는 3만2000원을 기록했다. 약 달포 만에 10% 남짓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진칼 7.07%, 진에어 5.38%, 한국공항 7.79% 각각 주가가 빠졌다. 한진만 5.7%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달 11일 종가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지분의 평가 금액은 총 6109억원이었다. 종가에 국민연금이 보유한 각 계열사 주식수를 곱한 금액이다. 그러나 30일 종가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세 회사의 지분 평가 금액은 5537억원으로 집계됐다. 달포 만에 국민연금은 약 572억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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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조 전 전무의 갑질 사건이 조 회장 일가 전체로 번지면서 상황은 오히려 꼬이고 있다. 조 전 전무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어머니 이명희 씨 등이 경찰 조사 받고, 조 회장 및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오너 일가 전체에 대한 탈세 및 관세법 위반 등 의혹이 커졌다.
문제는 위의 세 계열사 모두 영업실적이 꾸준히 잘 나오고, 재무건전성도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업계 호황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진칼도 매출이 불고, 수익성도 더 좋아졌다. 한진의 경우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향후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은 국민연금 앞에 놓인 리스크이다. 실적 호황을 구가하는 와중에 오너일가의 개인 비리성격의 문제가 터지면서 주가가 맥을 못추기 때문이다.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검찰과 경찰은 물론, 국세청, 관세청, 국토부 등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악재로 평가된다. 수사가 장기화 하고, 수사 대상이 늘어날 경우 한진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경영환경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상황이 악화했던 2015년보다 지금이 펀더멘털이 더 강하다"며 "실적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좋고, 탄탄한 재무건전성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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